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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상처의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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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그믐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41회 작성일 18-09-08 16:29

본문


검은 상처의 시간들




저녁 구름 속에서 

슬픔을 건져 물고 돌아오는 

붉은 새떼를 바라보다 


당신의 젊은 주검이 누웠을 

어두운 방이 떠올랐습니다 

곳에서 아이가 울고 있고 

아이의 울음소리는 점점 멀어져 갑니다 


당신이 사랑했던 사람들과 

당신을 사랑했던 사람들이 

당신이 없는 세상을 변함없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픈 상처들은 

아픈 상처들끼리 모여 어둠 속에 고이고

당신의 사랑했던 사람들은 

당신이라는 정거장을 지날 때마다 

방울 금속처럼 쉽게 굳을 것입니다 


귓전을 맴도는 음성들은 

검은 시간의 둘레를 스치며 

저녁의 희미한 윤곽으로 그려지는  

너머로 스러져 갑니다


이렇게 저녁놀 번지는 아름다운 저녁에 

나는 문득

내가 없었던 세상을 생각합니다


산란기의 언어들처럼 부풀어 오르는 

감각들이 존재의 전부라면

나는 그저 흔적일 뿐이라는 슬픔에 사로잡혀 봅니다


얼음이 채워진 어둠 속에서 

누군가 달그락거리는 기분으로

나는 만난 적도 없는 당신과 

당신의 어린 아이와

당신이라는 전부를 잃은 사내를 생각합니다


저녁의 슬픔을 붉은 새떼에게 물어 보는 것입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9-13 11:55:40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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