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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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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23회 작성일 18-10-08 09:26

본문

몽유도
                    -나싱그리


 1 

먼 바다로 부터 대륙붕이

가마득히 밀려든다

눈을 감으면, 오랜 시간을 표류하며

꿈을 꾸던 섬이 부활한다


해송이 향기를 토하기 시작하면
바닷가에는 점차 취기가 오르고

파도소리로는 현을 타고 음을 고른다

 

그 가락에 초현실의 내가

첫 잠을 청한다
섬은 이내 바닷물에 긴 생머리를 적신다


먹구름이 하얀 이불을 물린다
주위의 풍경들이 꿈 속으로 빨려든다
어렴풋이 기억이 날듯 말듯 어디로 가는 걸까
살아남은 새떼가 줄지어 난다


 2

희미한 포구

성난 파도에 유람선이 묶이면
선창에서는 대포소리가 번진다
지난 역사의 상흔들이 재발할 때마다

곤한 잠에서 깬다

잊혀진 조개무지에서는

선사시대 연기 내음이 피어오른다
내일의 사냥도구를 하나 둘 챙기며
어스름을 환하게 지피는 저녁

 

노을에 물들던 말 울음소리
꿈길 같은 해안선을 휘감으며

정체된 기압골로 잠시 머물다가

억새가 춤을 추는 몽유도 

그 길섶에 와서는

바람으로 잦아든다


* 지난번 올렸던 것을, 퇴고하여 다시 올립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10-11 11:00:41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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