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국화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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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국화 표정
석촌 정금용
지켜보던 마음이 까맣게 탄
이웃은 떠났고
도사린 공룡처럼 울부짖어
버텼던 뼈대마저 송두리 채 무너져
시끌사끌한 상황은 그치고
함께 못한 핑계와 군말들만 뒹구는 남겨진 현장
쉽사리 풀리지 않을
단절된 관계와 격이 난 관계들만 얽히고설켜
컴컴한 뒤에서 웃고 있을
성난 듯 서두르는 무표정한 사람들을 지켜보는
오후가 시리도록 푸르다
포클레인 발톱에
신음하 듯 퍼지는 아우성을 허공이 감싸는데
가라앉히려는 물줄기엔 무지개가 떠있다
먼지처럼 멀리 흩어진 빈 터
집은 헐렸어도 흔적은 버텨
누추해도 따스했던 공간 언저리
목격하다 벽과 벽에 끼어 널브러진 새간들
바수어진 폐기물 틈에
귀 떨어진 분에 담긴 실국화 몇 송이
통각을 찌르는
별세계에 놀란 그 무심한 표정
우는 듯 울지 않는 듯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우는 듯, 웃는 듯...
이미지를 내버리신 듯
아님, 아직 안 올리신 듯
제가 너무 서룰러 댓글을 올렸던가요?
ㅎㅎ
아무튼 그 흔적 속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석촌님의 댓글의 댓글

망설이다 이미지를 걸쳤는데
남에 옷 빌어 입은 듯 헐렁한 것 같습니다
철거 현장에도 연일 가을이 익어갑니다 ㅎ ㅎ
고맙습니다
석촌
추영탑님의 댓글

철거현장에는 언제나 씁쓸한 여운들이 남습니다.
혈육 하나 잃은 듯, 자꾸만 뒤돌아 보는 시선들,
폐허처럼 허물어지는 가슴들이 있지요.
가을바람이 휩쓸고 지나간, 흩어진 사연들이 언제쯤 지워질지... *^^
정석촌님의 댓글의 댓글

먼저 떠나버린 뒤 남겨진 잔해 속을
돌아보며 떠나지 못하는 시선들 시선들 **
가을은 색을 표방한 철거반일 것도 같지만 아닌 것도 같아서 ㅎ ㅎ
현장 르뽀에 취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석촌
라라리베님의 댓글

빈터를 떠도는 희뿌연 먼지 속에
어떤 세상이 또 뿌리를 내릴지
떠난간 세상은 또 어디로 흘러간건지
시간이 가져오고 가져가는 많은 것들이
떠오르네요
바스러지는 낙엽위에 멈춘 것들이겠지요
감사히 읽고 갑니다 퐁요로운 가을 보내시길요~
정석촌님의 댓글의 댓글

와르륵 덤벼 빼앗지는 않아도
하나 둘 벗겨지는 허공에 너비만큼 씩
폐허가 되는 것 같은 잃어져 가는 마음이
철거를 부추기는 듯 합니다 ㅎ
하룻새에 싸늘해지는 가을 저온에
건안 하옵시길요 ^^
석촌
이종원님의 댓글

현장을 보지 않아도 아픈 모습들이 화면을 채워놓은 듯 합니다
깨진 화분 위의 실국화!!!! 시인님의 예리한 눈빛이 놓치지 않으셨습니다.
정석촌님의 댓글의 댓글

철이 마르도록 오시지 않던 님께서
국화향내를 거절 할 수는 차마 없으셨나 봅니다 ㅎ ㅎ
빌라를 짓겠다고 허무는
주택 마당가에서 마주친 눈길이었습니다 ^^
이종원시인님 머물러 주셔 단풍들었습니다
옥필 청명하시옵소서
석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