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국화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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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624회 작성일 18-10-10 10:09본문
실국화 표정
석촌 정금용
지켜보던 마음이 까맣게 탄
이웃은 떠났고
도사린 공룡처럼 울부짖어
버텼던 뼈대마저 송두리 채 무너져
시끌사끌한 상황은 그치고
함께 못한 핑계와 군말들만 뒹구는 남겨진 현장
쉽사리 풀리지 않을
단절된 관계와 격이 난 관계들만 얽히고설켜
컴컴한 뒤에서 웃고 있을
성난 듯 서두르는 무표정한 사람들을 지켜보는
오후가 시리도록 푸르다
포클레인 발톱에
신음하 듯 퍼지는 아우성을 허공이 감싸는데
가라앉히려는 물줄기엔 무지개가 떠있다
먼지처럼 멀리 흩어진 빈 터
집은 헐렸어도 흔적은 버텨
누추해도 따스했던 공간 언저리
목격하다 벽과 벽에 끼어 널브러진 새간들
바수어진 폐기물 틈에
귀 떨어진 분에 담긴 실국화 몇 송이
통각을 찌르는
별세계에 놀란 그 무심한 표정
우는 듯 울지 않는 듯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는 듯, 웃는 듯...
이미지를 내버리신 듯
아님, 아직 안 올리신 듯
제가 너무 서룰러 댓글을 올렸던가요?
ㅎㅎ
아무튼 그 흔적 속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석촌님의 댓글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망설이다 이미지를 걸쳤는데
남에 옷 빌어 입은 듯 헐렁한 것 같습니다
철거 현장에도 연일 가을이 익어갑니다 ㅎ ㅎ
고맙습니다
석촌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철거현장에는 언제나 씁쓸한 여운들이 남습니다.
혈육 하나 잃은 듯, 자꾸만 뒤돌아 보는 시선들,
폐허처럼 허물어지는 가슴들이 있지요.
가을바람이 휩쓸고 지나간, 흩어진 사연들이 언제쯤 지워질지... *^^
정석촌님의 댓글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먼저 떠나버린 뒤 남겨진 잔해 속을
돌아보며 떠나지 못하는 시선들 시선들 **
가을은 색을 표방한 철거반일 것도 같지만 아닌 것도 같아서 ㅎ ㅎ
현장 르뽀에 취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석촌
라라리베님의 댓글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빈터를 떠도는 희뿌연 먼지 속에
어떤 세상이 또 뿌리를 내릴지
떠난간 세상은 또 어디로 흘러간건지
시간이 가져오고 가져가는 많은 것들이
떠오르네요
바스러지는 낙엽위에 멈춘 것들이겠지요
감사히 읽고 갑니다 퐁요로운 가을 보내시길요~
정석촌님의 댓글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와르륵 덤벼 빼앗지는 않아도
하나 둘 벗겨지는 허공에 너비만큼 씩
폐허가 되는 것 같은 잃어져 가는 마음이
철거를 부추기는 듯 합니다 ㅎ
하룻새에 싸늘해지는 가을 저온에
건안 하옵시길요 ^^
석촌
이종원님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현장을 보지 않아도 아픈 모습들이 화면을 채워놓은 듯 합니다
깨진 화분 위의 실국화!!!! 시인님의 예리한 눈빛이 놓치지 않으셨습니다.
정석촌님의 댓글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철이 마르도록 오시지 않던 님께서
국화향내를 거절 할 수는 차마 없으셨나 봅니다 ㅎ ㅎ
빌라를 짓겠다고 허무는
주택 마당가에서 마주친 눈길이었습니다 ^^
이종원시인님 머물러 주셔 단풍들었습니다
옥필 청명하시옵소서
석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