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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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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539회 작성일 18-10-20 08:16

본문


비가 내리자 거리 위에 

우산들이 하나씩 하나씩 둥글게 넓게 펼쳐졌다. 

익명匿名의 손가락들이 우산을 받치고 있었다. 그 손가락들을 받치고 있는 것은

여기서 보이지 않았다. 존재하지 않는 집들을 향해 

걸음을 바삐 옮기고 있었다. 잿빛에 가린 노을 때문이었는지 모르겠다.

바람에 빗줄기가 섞이자  

보도에 타박타박 젖은 은박지 구겨지는 냄새가 들려왔다. 

담뱃갑같은 소리는 흐린 빛으로 피오르다가 

흐린 빛이 소리를 잃고 

소리가 마음을 잃고 

마음이 흙탕물로 자신의 뻥 뚫린 가교架橋를 씻었다. 매끈한 종아리부터 그 위로 씻었다.

나도 거기 서 있었다. 

내게는 이름이 있다는 듯이 

바로 그 이름을 불러달라는 듯이

낯선 이의 그림자가 나를 이끌고 있었다. 

그 이름이 내게 낯설지 않은 감각으로 각인刻印되는 것을, 

보이지 않는 그 수많은 이름들을 불러주어야 할 뜨거운 우산 하나 

우산이 나를 펼쳐드는 것이었다.

외진 골목에서는 잿빛 하늘이 거의 낮아지고 있었지만 

거센 빗줄기 아래 더 많은 우산들이 펼쳐지고 있었다.

길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익명匿名의 새처럼 긴 꼬리 가득 펼치며

위태로운 경계境界 위에 아슬아슬 버티고 서 있었다. 

은빛 균열龜裂 여기서 더 굵어지면,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녹슨 표지판標識板 아래로 아무것도 가리키지 않는 그 물비린내 속으로 

이름 모를 적요寂寥들이 영겁永劫이라는 군중群衆 사이에 

평행한  자오선子午線 그을 것이다.

마치 돌아갈 곳이 있다는 듯이 존재한 적 없었던 그 사람들 내게서 멀어져 갈 것이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10-26 06:54:54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꿈길따라님의 댓글

profile_image 꿈길따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산  쓰고 가는 것 보시고
시어 낚아 채어 심오함으로 펼쳐 낸
[저운영꽃부리]시인의 시향에 머물며
문득 내가 왔던 길로 가게 해 주시려
나의 우산이 되어 주신 내님 사랑에
감사의 날개 펼쳐 보는 맘 입니다

내님 왔던 길 다시 돌아가게 하려
우산이 비를 가려주는 방퍠 막 되듯
내님 나의 죄 가려주기 위해 십자가
못박혀 죽으셨다 다시 살아나셨기에
그저 감사의 날개  펼쳐 보렵니다

자운영꽃부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명동에서 바라보았던 비 내리는 풍경을 적어 보았습니다. 어떤 기억은 잊혀지지 않네요.

꿈길따라님의 댓글

profile_image 꿈길따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 기억의 끝자락이 결국 날 새롭게 할 때가  종종있다 싶습니다.
아마도 동물과 다른 점은 반추 하며 전진하는 게 다르다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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