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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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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飛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9회 작성일 18-10-26 08:19

본문

완전범죄

 

- 비수 7

 

 

 

무너진 새벽인데도 나타나야할 것이 막상 없어졌다고 했다

그의 경험은 대뜸 그것을 수컷의 말로라 규정한다

 

불면과 숙면 사이를 헤매던 간밤의 몽정 같은 사건이다

그의 나이는 대략 불혹과 지천명의 어중간

짐작컨대, 상대는 데자뷔의 처녀인 듯

삽시간의 천둥 같은 총질과 마구잡이 같은 가위질

비린내 물컹해지는 순간, 한바탕 헉헉거리다 흘린 땀이 새벽을 무너뜨렸다

그 시간이면 으레 불끈 나타나던 현상의 실종이다

한마디로 잠시의 시간屍姦은 오리무중이다


넋이 나간 동공이 형사로 돌변하여 증거를 찾고 있다

도대체 범인이 누구인지 알 길이 막막하다며

흘려버린 시간의 정황만 어렴풋할 뿐

분명 흘려 있어야할 DNA의 흔적들이 없다며

이를테면, 머리카락이며 눈물 콧물이나 핏빛 같은 것들

아무리 둘러보아도 눌린 흔적만 요란할 뿐

발자국이며 들어오고 나간 낌새들이 없다며

범인은 반드시 그 현장을 다시 나타난다는 속설을 믿고

장기 수사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며

가는 세월은 정체성을 잃고 점점 애를 태우지만

날씨마저 갈수록 추워지고 희끗해지지만,

살인의 추억* 같은 낡은 영사기 계속 되돌리며

확증이 나타날 때까지 잠복하고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다며


해결의 실마리가 다시 꿈틀거릴 때까지

당신의 새봄이 비치는 그날까지




* 봉준호 감독의 영화제목에서 차용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11-05 09:37:04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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