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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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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45회 작성일 18-10-31 00:25

본문



I.  


진관사에 갔더랬습니다. 북한산이 자꾸 무너져내리려고 파란 하늘 기울이는. 


저렇게 파란 것들이 내 안에 있었는지 미처 몰랐다고 친구에게 한번 웃었습니다.  


바람이 모이는 부도 곁을 십원짜리 동전처럼 걸었습니다. 젊은 마애불 빙긋 웃을 뿐 말이 없습니다.


"그래, 죽도록 한 사람을 사랑해 보았느냐?" 


"그래, 죽도록 한 사람을 사랑해 보았느냐?" 


돌계단 옆 능소화가 빠알간 합장을 합니다. 



II.


절터가 마음이 없습니다. 시간이 지붕으로 다시 돌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소란한 풀밭 쑥잎이 뜨거웠습니다. 


계곡을 흐르는 물이 가난해지고 있는 소리 들려 옵니다. 


깊이 모를 심연이라는데 밑바닥이 오히려 투명합니다.  


능소화같았던 친구가 바위 속에 들어앉아 있습니다. 석회질 향기가 가을바람에 섞여 있습니다.


울긋불긋한 지붕채색들 사이로 단청 블러 오는 법 아직도 모릅니다. 그래서 돌의 결이 깨어날 줄을 모릅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11-08 17:25:13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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