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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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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요세미티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9회 작성일 18-11-01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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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다

 

걷는다.

낙엽이 떨어져 쌓인 공원길을 아내와 함께 걷는다.

걸어야 산다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

산다는 것이 죽는 것인 것처럼

걷는 것이 목적인

흔적 없는 걸음을 걷는다.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건만

아직도 모자란 걸음이었나.

잘못 걸어온 죄

비뚤비뚤

샛길만 찾아 걸어온 삶

다시 걸음마를 배우듯

한 걸음 한 걸음

이제는 어쩔 수 없이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걷는다.

가끔은 아내의 손을 잡고 걷는다.

평생 언제 이렇게 긴 시간을 손잡고 걸었던 적이 있었던가.

가끔은 뒤 처진 아내를 기다리며

보폭을 늦추다가

서서 기다리다가

허리 굽은 아내를 본다.

힘들면 업어줄까?

숨이 가빠 제 몸 하나 끌고 가기 어려운 내가

짐짓 해보는 말인 줄 알면서도

행여 곁에 누구 듣는 사람이라도 있는 양

아내는 얼굴을 붉히며 손사래를 친다.

그러나 아내는 안다.

그 말 속에 어설프게 녹아있는 내 마음들을-

바람도 없는 하늘에서 낙엽이 진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11-08 17:36:03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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