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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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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호남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69회 작성일 18-11-0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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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다만




가난한 싱크대 주변, 벌레들의 습격도 사라질 때쯤
가래 끓는 노년의 냉장고
노크 없이 문은 열리고 생수 한 병만 있는 가을이었다.
한 모금 마시고
그렁그렁
푸른 하늘을 보던 병아리가 생각나는 밤이었다
하필이면 밤, 검은 하늘에서 흰 눈이 내리는데
눈사람이 걸어왔다
내 가난의 마지막 문장으로 책장을 넘기는데
흰 바람이 따라온다
그런데도,  나는 바람
다만
나는 바람
한 줌의 바람 되어
뒤집힌 컵에 물을 따르는 비문증의 도착처럼
얼룩진 창이 안경 너머로 스치는 나는, 바람이 하늘가를 난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11-08 17:41:07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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