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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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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박종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3회 작성일 18-11-03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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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落下)

-박종영

가을을 고운 색으로 다스리는 나무들
뿌리의 힘이 낯선 가을바람과 느슨한 
햇볕의 양분을 끌어모아 조화로운 색감의 낙엽을 만들고
그 후, 노란 낙엽에게 낙하의 모험을 즐기게 한다.

나무의 밑동마다 굵게 패인 틈새에는 
지난여름의 열기를 흘려보낸 아픔의 길이 나 있고
어미나무가 일러준 당부 말씀 안고 소리 없이 
낙하하는 떼구름 같은 노란 잎들이
푸른 허공에 자리 내주고 울먹거린다.

잎의 낙하는 생의 소멸이 아니라
땅에 묻혀 그 나무의 소중한 밑거름이 되는 것으로
지는 잎을 소멸로만 여겨온 우리들의 사색이
얼마나 얄팍하고 가벼운가 

줄줄이 바스락대는 붉은 잎 꿰어 달고 
황천의 천산북로 머나먼 길 떠날지라도 
이웃 푸른 나무에게 보내는 속마음 눈물 감추고
검은 구름 멀리 나 있는 하직의 길이 외롭다.

가는 길 차가운 겨울이 무섭게 반기더라도 
긴 겨울의 침묵은 강을 건너는 나무의 덕목이려니 
침묵도 오래 하면 기쁨으로 돋아나
풀리는 봄날 푸른 허공에 울창한 숲을 이루리라.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11-08 17:51:26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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