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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날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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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25회 작성일 18-11-10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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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날의 초상
                       나싱그리


 1


무형의
장바구니를 마련한다
그제는 클래식을 담고
어제는 팝송을 담고
오늘은 오랜 흑백사진을 꺼내들고
옛이야기를 녹여낸다


반쪽 청각으로 세상의 소리를 담아
무슨 전도사처럼
장바구니를 마음으로 포장하여 날마다 배달하는
사실화를 생계수단으로 고집하는
사진 속 하얀카라의 중학생이 있다


지방의원이라 차례상 지방에 올릴 초등학생에
우리들 식자재를 책임지는 동갑내기에 
돌아오지 않는 몇몇 어르신들,
가지친 피붙이들과 눈이 마주친다


주인공이 되지 못할 것 같았던 내가
할머니의 회갑잔치로 돌아와
무한 그리움의 품에 안겨 있다
 
 
 2


책갈피에서 수십 년을 묵힌
잊혀진 젊은 날의
초상을 꺼내든다


거기 장발의 노래하는 내가 있다
겨울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가면무도회를 안내하는 팸플렛을
나눠주는 20대 청년이 있다


생에 방점을 두고 초상을 찍던
사진학과 그 친구는
지금쯤 무엇으로 살고 있을까
그는 아직도 시가 되어 떨고 있을까


잃어버린 추억이 지금은 예술이 되어
내 마음의 시공간에
또 다른 저녁을 배달하고 있다


거울을 보면, 그 곳에도 겨울이 있다
나를 찾아서 거울을 닦아본다
잊혀진 젊은 날의
초상을 생각한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11-13 14:03:50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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