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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강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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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53회 작성일 18-11-19 10:31

본문


겨울 강가에서


 

털 가진 짐승도 추위에 떤다는

강원도 산골 겨울 긴 탄광촌

산꼭대기 동네

문풍지 밤새 벌떼처럼

잉잉대는 혹한 엄동에도

어머닌 빨래를 해야 했지요

고양이 낯짝만 한 부엌에

쪼그리고 앉아서

연탄불에 데운 물을

빨래판에 치대고 문지른

애벌빨래를

산 아래 거랑으로

고무다라이에 이고 가셨습니다

꽝꽝 꽝 언 얼음을

빨래방망이로 깨고

오므려진 곱은 손을

숨김으로 불면서

산촌의 애옥살이 고단함을

두드리고 짜고 헹구었습니다

어릴 적 불알친구들과 멱 감고

물수제비 뜨던 놀이터 

어머니의 빨래터는 간 곳이 없고

밤새워 읽는 두꺼운 대하소설처럼

어머니가 쓰다 만 서책을

살품을 적시는 강바람만이 읽고 있습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11-23 08:56:15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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