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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28회 작성일 18-11-28 08:13

본문

            - 터미널 -

                              이장희

슬픔을 꼭 껴안고 찾아온 사내

슬픔을 펼쳐놓고 위로를 나눈다

안부를 꺼내기엔 초라한 손

입구에 하나하나 모여든 신발 틈에 껴둔 신발

울음과 울음이 서로 껴안고 있다

빈소 앞에 쌓여만 가는 향연(香煙)

다식은 국에 밥을 말며 울먹이는 사내

몸속에 밥 대신 소주를 채우고 있다

어제 본 사람과 몇 년 전에 만난 사람들이 서로 흐느낀다

빈실 귀퉁이에 잠든 아이는 모르는 눈치다

자꾸 작아지는 어깨를 툭툭 치는 손

슬픔이 깊은 만큼 밤도 깊어간다

빈소의 시간은 죽어있다

울음으로 눅눅해진 사내의 두 뺨

소주잔을 자주 비우고 있다

빈소를 나오는 나비들이 날개가 젖어있다

고요 속에 갇혀있는 두 발을 오므리고 있다가

잠든 아이 옆에서 나무가 되어 있다

사내를 토닥여 주는 손과 손이 사라지고

한쪽에서 주정부리는 문상객 틈에 울고 있다

슬픔의 그림자만 내려놓고 떠나는 사람들

밤하늘 별을 따내지 못하는 사내

빈실 한쪽에 쪼그려 앉아 있으면서

자꾸 눈물을 꺼내고 또 꺼내어 본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12-08 10:47:31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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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장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반갑습니다.
언젠가는 이별을 해야 하는  인간관계
슬프지만 그래도 살아야 하는...
늘 건필하소서, 선아2 시인님.

한뉘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난주에
가까운 지인의 부고가 있었습니다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
그날 꽤 많은 소주를 그 분의 영정과
마셨습니다
어색한 이별을 한다는 것이 조금은
낯설지 않을 세월임에도
떠나고 만난다는 의미의
터미널로 오늘은 만남의 기억으로
생각하렵니다

이장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렸을땐 예식장을 많이 갔는데
지금은 반대로 장례식장을 많이 가네요.
술 잔이 오고가고, 술병이 시간이 되는 광경을 보게됩니다.
영영 이별이란 참 슬픔니다.
법륜스님이  말씀하신 "죽어서 슬픈게 아니고 죽음에 사로잡혀서 슬퍼하는 거다"
그말이 기억에 남는군요.
너무 슬퍼하지 말라는 뜻 같기도 하고...
늘 건필하소서, 한뉘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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