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시킨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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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붉은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71회 작성일 18-12-02 22:49본문
안락사시킨 언어
김재숙
그런 얘기 아시나요.
영원히 비밀로 감춰질
이미 안락사시킨 말을 목구멍으로 건져내
가슴팍 조직적 심폐 소생술로 살려내면
도사리는 뱀 대가리 같이 언제나
낚아채 가는 슬픔의 언어
콘크리트 바닥
차마 매장할 수 없는 패배를
덩굴로 뻗어가는 피 묻은 가시 손
이렇게 시작하면 될까요
돌아오는 길섶
차라리
어둠이 더는 견딜 수 없어 꾸역꾸역 울었다고
눈물이 어설픈 변명임을 자인하며
어머니 등 짝에 붙어도
안쓰러운 어린 밤은 말하지 못했다고
다음날
그다음 날도 씨를 토해 내는 언어
낚아채 인 바늘에 꿰어 대롱일 때
끝내 죽은 내 피부 속
가여운 속살 보일 수 없었다고
안락사시킨 죽음은 현재
눈을 감은 걸까요.
댓글목록
자운영꽃부리님의 댓글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늘 느끼는 것이지만 언어 구사력이 상당하신 것 같습니다. 올리신 시들이 모두 주옥같더군요. 잘 감상하였습니다.
붉은선님의 댓글
붉은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뜻 밖에 미흡한 제 글을 읽어봐 주셨다니 너무 감사 합니다. 저도 매번 선생님의 글을 읽고도 댓글 조차 남기기 어려운 너무 높은 곳에 계신 분 같아 지금껏 망설이고 있었습니다.
가끔 조언 해 주신다면 제게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편한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