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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513회 작성일 18-12-16 16:31

본문

겨울 비/ 싣딤 나무

아직 눈이 되지 않은,

비가 곰곰히도 내린다

무명 화가와 이혼하지 않으려고

누드모델 일을 하던 누이가

쏟아지는 필선(筆線)을 맞으며

아직도 백화점 문화 센터에 서있다

비상 같은 이름을 삼키느라

입이 찢겨 죽지 못한 형은

생의 오른 쪽이 마비되었다

파마를 하지 않고

달래 뿌리 같은 머리를 쪽지던 할머니는

평생 요강에 앉지 않았다

길 내기 쉬우냐

막지나 마라

새삼 그림자 어둑한 몸을 짓고

햇빛을 가로채지 마라

살았던 탁류를 안고

세상 밖으로 달릴 것이니

뼈를 갈아 항아리에 붙들지 마라

바쁜데 흰 옷을 차려 입고

모이지 마라,


꼭 계단에서 발을 헛딪는 꿈을 꾸어

잠이 되지 못하는 졸음이

골똘히도 쏟아지고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12-21 12:18:46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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