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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82회 작성일 18-12-19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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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r2

 

 

12월, 비가 내린다. 그리고 단풍나무들

눈빛 보다는 눈동자를 떨어뜨리던,

나의 발자국에 옅은 미로를 새기던 단풍나무들이

모두 창문을 열었다.

항상 종아리 안쪽이 궁금했던 펄럭이던 커튼들도

누군가 다 떼어가고 나는 비로소 죄책감 없이

젖은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창문 안을 들여다본다.

다른 나무들과 별반 다를 게 없는 너의 누드를 보는 내가

다른 것을 찾아야 하는 건 나만의 관음증일까?

너는 항상 내게 다른 문들을 열어보라고 눈빛을 보내고

여러 개의 눈동자를 떨어뜨리고

그 문들을 신기하게 열어보기도 하였지

하지만 너는 별반 다를 게 없는 12월, 지금

비오는 거리에서 나를 떠나려고 한다.

비가 내리면 세상은 더 지저분해지지 않나요?

빗물들이 가로지르는 너의 눈동자

입술로 흘러내리는 고백하지 못한 흔한 착각들

그래서 너는 지금 떠나려는 것이지

너의 누드를 본 나를 발견 하고서는,

 

빗물에 젖은 단풍 나뭇잎을 쓸어내리는 청소부들이

분주하다.

청소부 하나가 낙엽을 쓸다말고 열려진 창문 안으로

들어간다.

나는 한참을 그 안을 들여다본다.

 

.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12-25 14:30:10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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