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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698회 작성일 18-12-19 00:04

본문




관악산 자락에 와서야 쉬어지는 숨이 있다.

 

저 바위봉우리에 묻고 싶은 말도 있고, 흙이 굴러 내린 계곡에서 찾고 싶은 목숨이 있다.

 

산새도 절기의 품안에 깊숙이 몸을 안기고 싸리나무 잎들은 높은 하늘을 좇아 청록빛으로 번성하고 있다. 저 높이서 사각사각 날 선 잎들끼리 부딪치는 소리, 내 마음 입은 적요의 옷을 갈아입으려는 듯 숲 속으로 발길 향하다.

   

나는 들었다,

아무도 듣지 않는 여백으로

혼자 좁아지는 한 줄기 길.

   

잎맥들이 한 점으로

모여드는

적요

절정.

 

산바람 입은 내 마음 촉루가 다 되어가도록

멀리서 가을이 오는 옛 발자국 소리.

 

사위로 미세한 잎들의 떨림은 나의 노래. 노래가 멎는 순간마다

그대 떠나간 그 길

이제 마음마저 잃는다면,

 

내 고독은 흩어지는 능선의 옷 입고 숲으로 걸어들어가, 

저 비췻빛 자욱한 봉우리들 한 호흡으로 다시 숨을 쉬게 하리.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12-25 14:13:34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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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자운영꽃부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관악산 자락에 하도 오래 살아서 여기에서는 모든 고독이 다 산에 투영되는 것 같아요.

자운영꽃부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합니다. 시인님의 좋은 시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자운0이라는 분이 아닙니다. 사실 비슷한 이름이 있는 것 같아 일부러 꽃부리라는 이름을 더 붙였답니다. 혼동을 피하려구요.

부엌방님의 댓글

profile_image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5번 읽고 또 읽고
이렇게 쓰시려면
몇년을 써야만 할까요
절고 절어서

글 못 올리겠습니다.

저는 왼손, 오른손 다섯손가락 10개여
기 맥힘니다

자운영 꽃부리 시인님
감사합니다.

자운영꽃부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렇게 대단한 글이 아닌데요. 너무 과찬을 하시네요. 부엌칼임 시의 단단한 사유가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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