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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의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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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핑크샤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86회 작성일 15-07-22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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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온 바람이
베란다 창을 두드리며
조만간 여러 사연 싣고서
우체부들이 온다고 알리네요

바람이 다녀간 후
베란다 창을
사선으로 긋는 빗방울 하나가
창틀에 내려앉으며 이야기하네요.
자기는 한적한 시골에서 왔는데
그곳엔 아직도 물레방아가 돈다고,

수직으로 베란다 창을 타고 내리는
빗방울 하나가 또 이야기하네요,
자기는 깊은 산골 마을에서 왔는데
홀로 계신 할머니가 걱정된다고,
자식들이 찾아주지 않아서
아주많이 외로워한다고,

무더기로
베란다 창을 덮친 빗방울들이
자기 이야기 들어보라 아우성이네요
바다로 돌아가고 싶다고,
예전에 살던 계곡이 그립다고 ,
아랫동네는 지금 물난리가 났다고,
윗동네는 가뭄에 농사가 걱정이라고,

비가 거의 그칠 무렵 빗방울 하나
창밖으로 내민 손등에 내려앉으며
다정스레 이야기 하네요,
엄마에게 새 이웃이 생겼다고
이제는 엄마 생각 그만 하라고
비가 내린 후에는
산소에 풀들이 무성하니
맑은 날 한번 다녀갔음 좋겠다고,

난 오늘도 우체부가 가져온 사연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노트에 기록을 한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07-24 17:10:35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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