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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풍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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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80회 작성일 19-01-28 08:55

본문

그러므로 풍등風燈

활연




올챙이가 구정물 속으로 달아난다
거머리가 유선형으로 기어간다

한 삽 논흙을 퍼담아 다독이고 그릇 깊이 수염과 긴 발이 생긴 연 씨앗을 묻었다
가느다란 줄기를 밀어 방수포 연잎이 펼쳐진다

요강 차듯 흙물이 소요하는 사이─
물방개 지나간 자국이, 소금쟁이 건너뛴 발자국이, 게아재비 사다리 발자국이─

우글우글 죽은 잔뿌리와 벌레가 슬어놓은 알과 된똥과 벌레의 시취;

진창 반죽 깊이 잠겨서 꿈꾼다

우주를 수신하는 접시안테나, 살구색 흙물이 번지는 동안 지렁이분말 곱게 바른 꽃불 하나가 물장구치며 놀다 훌쩍 달아난다

성냥을 긋듯 확 끼치는
꽃 핀 시간을 훅 끈 화약 냄새

진흙 입시울로
풍등(風燈)이 떠올랐다

연근에 쟁여 놓은 수레바퀴가 살비듬 떨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2-03 13:05:13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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