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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잠이 내게로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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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00회 작성일 19-02-06 17:25

본문

세상의 모든 잠이 내게로 쏟아졌다

    활연




   울렁거리는 거울 속에 살았다


                                *


   모자 안에 사는 계절들이 불어온다 메두사가 뱀을 날름거리면 왕의 자지를 증오한 궁녀처럼 슬프다 구름을 반죽하는 건 쉬웠다 비틀어 짜면 비가 내렸다 우울증은 양파 같았다 그런 날은 우는 척 울었다

   담배를 피우면 배가 불렀다 도넛은 창틈으로 빠져나가 구렁이가 되었다 아랫집 여자가 홉뜬 눈을 들고 와 흔들더니 사다리차로 옮겨졌다 입에서 뱀을 푸는 일이 쉬워졌다


                                *


   머리칼을 빗으면 만 년 후에 다시 태어날 것 같다 더 꼬불꼬불해져서 헤엄칠 것 같다

   사자를 낳는 꿈을 꿀 때면 이가 시렸다 잇몸을 다 들어내자 입안이 고요해졌다 소리가 눈을 달고 소리를 그렸다 벽은 수평선 같은 거였다 펼치면 출렁거렸다 유리 속에서 뺨을 때리는 일이 잦아졌다

   수족관을 들여다보며 오래전 아가미로 숨 쉬던 때나 입술로 거짓말을 완성할 때처럼 뻐금거리면 실패한 연애들이 공기방울처럼 떠올랐다

   새벽녘엔 초승이 쿨렁거렸고 물밥을 먹을 땐 등이 시렸지만 허구를 적을 땐 휘파람새가 날아올랐다 이를테면 텅 빈 충만, 그런 거였다


                                *


   적은 일기를 다 지우면 구원받을 거야 종이를 먹고 나무가 되면 좋겠네

   거울이 벌린 커다란 입으로 성기를 밀어넣었다 반성을 빈번히 사정하고 나면 공연히 나른하고 세상의 모든 잠이 내게로 쏟아졌다


                                *


   날마다 거미줄을 푸는 꿈을 꾼다 싱싱한 심장에 빨대를 꽂고 튼튼우주를 마시며 공허해지면서 자라는 꿈으로 나무는 목젖이 떨려야 물결이 생긴다 그러니까 북반구에서는 꼭 시계방향으로 돌아야 하는 규칙을 지켜야 하고 별똥별이 떨어지면 입을 크게 벌려야 한다

   시를 탕진하다 죽은 자들과 차돌 같은 밭을 ─ 도무지 뭐가 솟아날지 수백 년 후에나 추수하는 그런 돌밭

   경지를 위해 자판을 외웠다 손가락이 적은 걸 뒤늦게 읽는 건 당황스러웠지만


                                *


   입에서 줄기차게 기어(綺語)가 기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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