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 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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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홀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7건 조회 390회 작성일 19-02-10 12:23본문
느티나무 계보
수 백년 뿌리 내린 마을이 있다. 마을 초입 느티나무에 접붙어, 함께 자라고, 단풍 들고, 늙어 온 여씨 집성촌
얼마나 많은 자손이 골목을 뻗어 나갔을까, 벌어진 가지가 가지를 벌어 하늘에 닿았다. 한 때 하늘 길마저 덮어버린 이력, 뿌리 근처 텅 빈 내공이 환하다. 딱정벌레와 무당벌레가 둥지를 틀던 길목은 밤낮 새소리 부셨을 터였다. 부리 반짝일 때마다 무장무장 자라는 계보, 날갯짓 푸르러 우듬지마다 잎담 무궁하였으리라. 지저귐도 넘치면 과부하가 오는 걸까
더 이상 나아갈 수가 없어요. 더 많은 자양분이 필요해요. 하늘에 가까울 수록 낭떠러지도 깊어요. 새싹은 짐이 됩니다.
까치의 장손, 장손의 장손이 위태하게 걸린 빈 둥지. 너무 가벼워서 밑둥 버거워진 물질,
하늘 끝 막다른 골목부터 불이 꺼진다. 새싹이 피지 않는다. 장수하늘소도 자벌레도 낙엽이 되었다. 연두와 입 맞추지 않는 빗방울, 봄바람은 자꾸 거미줄에 갇힌다. 요람을 포기한 실낱 같은 계보, 그늘이 타들어 간다.
뿌리가 불안하다
댓글목록
부엌방님의 댓글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느티나무 있는곳은
하나의 집성촌을 꼭
이룹니다
희안한 일 근데
느티나무가 사라지면
또 집성촌도 무너집니다
이상한 일이지요
느티나무가 살아있는한
그옆에 묘라도 집성촌 묘는
지키고 있습니다
잘읽고 갑니다
홀연 시인님^,^
홀연님의 댓글
홀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쩌면 장승 같은 존재지요.
시인 명칭은 빼주시면 좋겠구요,
졸작에 대한 눈길은 감사합니다.
부엌방님의 댓글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넵 홀연 문우님
^.^
주손님의 댓글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홀연님! 사라져가는 집성촌의 현실을 참 공감있게 집어 주시네요
저희 마을도 어릴적 포구나무 한그루만 쓸쓸히 남아 집성촌의
기억을 무상하게 합니다 감사합니다!
나싱그리님의 댓글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느티나무가 있는 집성촌
정감있게 잘 표현해낸 시향에
잠시 머물다 갑니다, 홀연 님*^^
선아2님의 댓글
선아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감명깊게 잘 읽고 갑니다
홀연님의 댓글
홀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걸음 주신 주손님, 나싱그리님, 선아2님 감사합니다.
좋은 글 해산하시길 기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