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마 > 우수창작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우수창작시

  • HOME
  • 창작의 향기
  • 우수창작시

     (관리자 전용)

☞ 舊. 우수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창작의향기 게시판에 올라온 미등단작가의 작품중에서 선정되며,

 월단위 우수작 및 연말 시마을문학상 선정대상이 됩니다

우수 창작시 등록을 원하지 않는 경우 '창작의 향기' 운영자에게 쪽지를 주세요^^

(우수 창작시에 옮겨진 작품도 퇴고 및 수정이 가능합니다)


시그마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529회 작성일 19-02-11 20:39

본문



활연




      1.

   접시에 놓인 무정란에 포크를 찍었다
   아침 건널목에서 쏟아지는 고장 난 아이들을 밀치고 바퀴를 굴리지 않았다 잠시 문득 닮았다와 담았다,는 발음을 혼동했다

   잔설이 비치는 가로수 간을 꺼내먹지 않았다

   한 마리 개가 증류된 소주를 빨대로 마시고
   개의 고독을 삼키며 증발한 해피나 메리를 애도했다
   너구리가 눈 똥을 그 중 윤이 나는 것을 빻아 커피를 마셨다
   기나긴 구린내에 엄숙했다


      2.

   고라니가 발자국을 찍어도 좋을 눈밭과
   눈시울이 비린 달을 흐릿하게 뿜었다
   흰 것들은 아무도 모르게 탬버린을 짤랑거리는구나
   황금 팬티를 입고 호랑이 가죽 무늬 망사 속에 최소한 웅크린
   자지를 주물럭거리다가 대가리를 한 번 툭 쳐 주었다

   구린 입에서 귀속까지 공수는 짧다,

   택배처럼 간결했으므로 상하지 않는 말들의 말총을 잡아당겨 주었다
   귓속의 고독은 면봉으로 긁어주고 귓전에 떠드는 말들은 약솜으로 밀봉했다

   고요하다는 건 인간이 말을 배우기 이전 시절에 대한 그리움이라는 생각

   동전통을 시집 위에 누르고 한 편을 눈동자에 인화했다
   시어에서 동전 구르는 소리를 들었다
   활자는 거미집을 지었다 아무도 십자가에 매달리는 일은 없었다

   수족관에 뿌려둔 정액들은 부화해 말없음표로 아빠라 불렀다 소리가 젖어 있었으므로 친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낙엽 몇 조각을 손으로 비벼 뿌려주었다
   나비로 진화한 조각들이 수중을 날아다녔다

   꽃물에 적중하는 일은 나비의 감각,

   얼마나 입가를 닦아야 윤이 날까
   고해성사 창구를 찾았지만 출구만 보였다
   거짓말을 들키는 일도 면역이 붙으면 더는 간지럽지 않다는 생각
   수식어가 나를 침수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생겨났지만
   관형어 모자를 쓰고 도망 다녔다
   그것은 메이드인외계 모자였다


      3.

   지상의 죄는 거울이 다 삼켰으므로
   아침마다 거울에 웃음 몇 조각을 발라주었다
   거울은 깨진 이빨 몇 개를 뱉었지만 최대한 입을 벌리고 거울을 조롱해 주었다
   하악과 상악을 몰라보는 지경까지 벌렸는데 혓바닥에 기착한 자잘한 연단들이 뿜어졌다

   애플리케이션처럼 우린 상냥했으므로 앵무새나 물고기를 사냥하러 손아귀에 힘을 주었다

   설마, 네가 비어를 좋아하겠니?

   목적과 형식 사이에도 주인과 술꾼이 있어서 유곽은 술렁거렸고
   형식은 자주 차선을 위반했지만
   개체는 체외수정처럼 흐물흐물한 당도여서 알아볼 수 없었다

   지구가 방전되고도 여전히 뜨락이라는 발음은 좋았으므로

   죄는 책장에서 벌罰은 노래에서 아니면 벌통에서 찾았다
   꿀물에 흠씬 젖은 죄라면 달기라도 할까

   죄의식은 시계추 같았다


      4.

   청설모가 호두를 돌리는 속도로 머릿속이 어지러웠지만 하루에 한 번쯤 혹은 일주일에한 번쯤 혹은 일 년에 한두 번쯤 신을 두려워하듯이
   동굴이나 시냇물이나 돌에 기도하고 싶었다

   무신론자는 식물이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우주 어느 모퉁이 분수가 하얗게 치솟아 무지개가 걸리고 요정들이 종을 들고 나타나 여기도 뜨락, 저기도 뜨락, 할 것 같은데

   그냥 이 발음이 좋았다

   미증유의 일들은 화사하고 깨알처럼 쓴 죄목도 알알이 깨우쳐 그래 넌 식물에 가까운 짐승이었으니까 산짐승보다 점잖은 식사와 애교를 갖췄으므로 모든 허물을 사하겠노라


      5.

   ∑
   ∑
   저, 저어 이대팔 씹새끼
   아가리 좀 봐, 봐라 또 귓불에 침 바르고 있다

   天報之**



        

   * 子曰, 爲善者는, 天報之以福하고.爲不善者는, 天報之以禍니라. 명심보감 계선편(繼善篇)에서 차용.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2-17 11:59:00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krm333님의 댓글

profile_image krm333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그마를 제가 풀었다면 개발괴발이 되었을텐데....시인님의 집중력 높은 시어들에 마음을 빼앗기고 갑니다.

Total 6,186건 9 페이지
우수창작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562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3 0 01-30
5625
눈 내리다 댓글+ 7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1 0 01-30
5624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4 0 01-28
5623
관계 댓글+ 3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3 1 01-28
5622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7 0 01-27
5621 소녀시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7 0 01-27
5620
댓글+ 2
신수심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5 0 01-26
5619
몸살 댓글+ 9
레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5 0 01-26
5618
재생 댓글+ 4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2 0 01-24
5617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0 0 01-23
5616 어느청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 0 01-21
5615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7 1 01-21
5614
달팽이 댓글+ 1
10년노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 0 01-21
5613
수국여관 댓글+ 5
레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3 0 01-20
5612
촛불 댓글+ 1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3 0 01-20
5611
고요의 외곽 댓글+ 4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0 0 01-19
5610
원의 가정법 댓글+ 2
소녀시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6 0 01-19
5609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3 0 01-19
5608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8 0 01-18
5607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0 0 01-18
5606 소녀시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6 0 01-17
5605
귀로 댓글+ 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0 0 01-17
5604
모래시계 댓글+ 2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3 0 01-15
5603
기설제 댓글+ 2
어느청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4 0 01-14
5602 순례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5 0 01-14
5601 ㅋㅋ루삥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8 0 01-14
560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8 0 01-13
5599 레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9 0 01-13
5598 창동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5 0 01-12
5597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4 0 01-11
5596
이졸데 댓글+ 1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1 0 01-11
5595
해돋이 댓글+ 2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5 0 01-09
5594
백야의 꽃 댓글+ 1
레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0 0 01-09
5593 홍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1 0 01-09
5592 홍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7 0 01-07
5591
축제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9 0 01-06
5590 작은미늘barb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2 0 01-05
5589 어느청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2 0 01-04
5588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2 0 01-03
558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5 0 01-03
5586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0 0 01-03
5585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8 0 01-02
5584 작은미늘barb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8 0 12-31
5583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4 0 12-31
5582 젯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1 0 12-30
5581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9 0 12-28
5580
첫걸음 댓글+ 1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2 0 12-27
5579
송년의 감정 댓글+ 10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5 0 12-26
5578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5 0 12-26
5577
밤바다에서 댓글+ 8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6 0 12-25
5576
흰 부추꽃 댓글+ 1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4 1 12-25
5575
내재율 댓글+ 4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4 0 12-24
5574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5 0 12-24
5573 젯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3 0 12-23
5572
아내의 적금 댓글+ 4
젯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8 0 12-23
5571 작은미늘barb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4 0 12-23
5570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2 0 12-22
5569 어느청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0 0 12-22
5568
HOOK ! 댓글+ 1
레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 12-22
5567
호박(琥珀) 댓글+ 4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5 0 12-21
5566
寒夜 댓글+ 2
홍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9 0 12-21
5565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8 0 12-19
5564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7 0 12-19
5563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1 0 12-18
5562
가시 달갱이 댓글+ 4
작은미늘barb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8 0 12-18
5561 젯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4 0 12-17
5560 젯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6 0 12-14
5559
유택동산 댓글+ 8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7 0 12-12
5558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 0 12-11
5557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2 0 12-1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