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지가 > 우수창작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우수창작시

  • HOME
  • 창작의 향기
  • 우수창작시

     (관리자 전용)

☞ 舊. 우수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창작의향기 게시판에 올라온 미등단작가의 작품중에서 선정되며,

 월단위 우수작 및 연말 시마을문학상 선정대상이 됩니다

우수 창작시 등록을 원하지 않는 경우 '창작의 향기' 운영자에게 쪽지를 주세요^^

(우수 창작시에 옮겨진 작품도 퇴고 및 수정이 가능합니다)


구지가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17회 작성일 19-02-20 11:13

본문

구지가 龜旨歌

활연




   허벅지 어름에 거북 머리를 달고 있다 귀가 머릴 쫑긋이 세우고 듣는가 했는데 깜깜한 굴에 머릴 들이밀고 내밀을 긁는다1) 거북 머리 껍데기를 양피(陽皮)라 하는데 말하자면 볕을 쬐는 살가죽이란 뜻 꺼풀은 늘 시원2)에 닿고 싶어한다

   일생에 한두 번 볕을 쬐고 우산3)을 쓴 아이가 흘러나오기도 하지만 거북등무늬를 밀어 넣고 안간힘을 탕진하거나 자웅동체4)가 되고 싶은 꿈을 꾸거나 내연5)을 깊숙이 들여다보고 싶은 욕망이 뼈를 세우기도 한다

   하필 거북이 머리일까 생각하건대 조그만 요물이 빨간불6) 켜고 혈액을 일시정지 시키고 조류를 타고 먼 대륙으로 흘러가는 거북처럼 끊임없이 내륙에 닿으려는 의지겠다

   하면 태초7)를 그리워하여 자꾸 문을 들락거리는 붉은 사과8)의 정언명령일지도 모른다 이것은 때때로 바람 빠진 공처럼 쪼그라들며 거죽을 촘촘히 여미고 꺼진 종소리 달랑거리며 몸속에서 바퀴를 굴리던 쇠약해진 냇물9)을 내보낸다

   신기(神技)는 환한 밖을 기루어하는 까닭으로 몸을 바루던 누런 거름을 내보내며 사르랑거리는 대가리를 탈탈 털어본다는 거다

   자주 거북이가 머리를 내밀고 두리번거린다 그리고 가끔 가락국에서 회자10)하던 노래를 불러본다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어라./ 아니 내면은/ 구워서 먹으리."11) (龜何龜何 首其現也 若不現也 燔灼而喫也)



註)

   1) 신은 은밀한 곳에 수세미를 넣어두었다. 이것은 재촉한다, 또는 절대음감에 도달하려는 의도인 것인데, 사실 사소한 인간은 그 뜻을 헤아리기 어렵다.
   2) 시원은 태곳적이지만, 등골 깊은 곳을 긁을 때 어쩌다 닿으면 시원해지다, 와 연관성이 있다. 원시적 회귀성은 긁어서 가려움을 면하다와 관련이 있지만, 가려움은 지정학적인 고려 없이 출몰한다.
   3) 우산을, 더러 혹자는 고무장화로 오독하기도 하지만, 지나친 볕이 성가실 때 양산을, 혹은 파라솔 아래에서 팬티 끈을 슬쩍 풀어놓듯, 우산은 방임에 대한 책임을 묻는 방식으로 비와의 교감을 나타내는데, 박쥐우산, 지우산, 비닐우산, 그리고 불면 가지 모양으로 부풀려지는, 가끔 구멍이 났을 때 난처해지는 우산이 있다.
   4) 자웅동체는 자석의 일종이다. 우주의 자기장과도 관련이 있으나, 우주의 비가 철분이듯이 모래사장에서 쇠풀을 모을 때 사용된다. 지남철이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꼭 남쪽을 가리키며 탈북을 꿈꾸는 동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흔히 끌리다가, 지나칠 때 우리는 자웅동체다 하고 혐오해 주기도 한다.
   5) 내연은 기관의 일종이다. 석유처럼 활활 타는 열을 내장해서 돌린다. 바퀴나 톱니에 작용하며 물질의 내부를 관장하기도 하는데, 어느 저녁 과도한 음주로, 길거리에 드러눕거나 주정을 부리면 흔히 내연기관이 고장이 났다라 말한다.
   6) 이 불빛은 도로가 매달고 있는 불감증이다. 거침없이 추월하거나 과속하거나 스키드마크에서 고무 타는 냄새가 날 때 윙크를 하기도 하지만 보편적으로 무시되는 불빛이다. 흔히 정치적인 깃발로 오용되었으나, 요즘은 정육점이나 인형을 모셔 두는 유리 상자에 주로 사용된다. 장미의 피를 사용했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떠돌기도 하는데, 한 번도 거짓말 탐지기를 사용해 진술을 얻은 적이 없다.
   7) 초를 태우면 눈물을 흘린다는 뜻이다.
   8) 라이프니츠와 뉴턴은 한때 유사한 것을 생각한 적 있다. 두 점을 아무리 끌어다 가까이 붙여도 두 점은 두 점이므로 기울기가 생긴다고 생각했다. 이 문제로 독일과 영국은 약 100년간 자존심 싸움을 했다. 결국 사과를 쪼개 사이좋게 나누어 먹었다.
   9) 가끔 무슨 관형어처럼 쓰는 낱말이다. 명사지만 형용사적으로 사용한다.
   10) 이 말은 원래 날고기와 구운 고기를 이르는데 둘이 합쳐지면 정신없이 입으로 가져간다는 뜻이다.
   11) 이 문장은 부부싸움을 할 때 부인들의 입에서 일방적으로 뿜어지는 말이기는 하지만, 힘내라, 좀 더 노력해라 등으로 사용되는데, 이 말에 익숙한 남편들은 뒷동산에 올라, 자신의 중심을 향해 절하곤 한다. 그리고 깊이 숨을 들이키며 고즈넉한 숲에다 꺼내놓고 공연히 만져보기도 하는데, 헛말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아직 무사하구나, 안도의 표현이다. 그러나 굽는 용기가 다르므로 주의해야 한다. 사실 이것은 구워도 무말랭이 맛이 날 가능성이 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2-25 12:23:08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6,185건 8 페이지
우수창작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5695 대최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7 0 03-14
5694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9 0 03-13
5693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5 0 03-09
5692
매화 곁에서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5 0 03-05
5691
겨울 한낮  댓글+ 3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2 0 03-04
5690
양말 에세이 댓글+ 2
대최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3 0 03-03
5689 희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 1 03-01
5688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7 3 03-20
5687
윤재엄마 댓글+ 1
웃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3 0 03-20
5686
보말죽 댓글+ 1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8 0 03-18
5685
홀림길 댓글+ 4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2 1 03-17
5684 인디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9 0 03-15
5683
탐라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1 0 03-15
5682 붉은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4 1 03-14
5681
모네의 정원* 댓글+ 5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8 2 03-13
5680 레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7 1 03-13
5679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9 0 03-13
5678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7 0 03-12
5677 뻐꾸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9 0 03-10
5676
호박 댓글+ 1
어느청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7 0 03-09
5675 뻐꾸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5 1 03-09
5674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6 0 03-08
5673
겨울 운동장 댓글+ 4
희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7 0 03-07
5672
하얀 나그네 댓글+ 10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7 0 03-07
5671 끼요오오오옷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8 0 03-06
5670
피아彼我 댓글+ 11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6 2 03-06
5669
반짇고리 댓글+ 2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3 0 03-06
5668 레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9 0 03-06
5667
엔딩 크레딧2 댓글+ 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4 0 03-04
5666
과부 댓글+ 1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8 0 03-03
5665 희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5 0 03-03
5664
삼월에는 댓글+ 12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6 1 03-01
5663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3 0 03-01
5662
해거름 댓글+ 7
레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0 0 03-01
5661
비상구 댓글+ 1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0 1 02-28
5660 호롤롤로웽엥엥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0 1 02-26
5659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7 0 02-25
5658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9 0 02-25
5657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6 1 02-22
5656
타인의 정원 댓글+ 2
이기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2 0 02-22
5655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7 0 02-21
5654
블럭의 독백 댓글+ 2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9 0 02-18
5653
별의 순간 댓글+ 2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6 0 02-17
5652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2 1 02-16
5651
소노시트 댓글+ 5
레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7 0 02-15
5650
마른 수건 댓글+ 5
작은미늘barb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4 0 02-15
5649
비가悲歌 댓글+ 2
순례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0 0 02-15
5648
어떤 귀로 댓글+ 1
소녀시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8 0 02-14
5647 신수심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9 0 02-14
5646
발진 댓글+ 1
홍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5 0 02-13
5645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2 0 02-13
5644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1 1 02-12
5643
라르고 댓글+ 6
순례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0 0 02-11
5642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0 1 02-10
5641
씨앗의 일 댓글+ 3
레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5 0 02-09
5640
봄, 타다 댓글+ 4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6 0 02-08
5639
어머니 댓글+ 2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1 0 02-08
5638
손편지 댓글+ 2
홍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5 1 02-07
5637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2 0 02-07
5636
전망대 댓글+ 2
순례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8 0 02-07
5635
숲으로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6 0 02-06
5634
나목裸木 댓글+ 6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7 1 02-05
5633
장이 서는 날 댓글+ 2
레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7 0 02-04
5632 레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3 0 02-03
5631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1 1 02-02
5630 작은미늘barb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9 1 02-02
5629
겨울 나그네 댓글+ 2
순례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1 0 02-01
5628
커피 벌레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0 0 02-01
5627 소녀시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3 0 02-01
562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5 0 01-30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