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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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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파랑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330회 작성일 19-02-21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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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본

 얼굴에 땟국물 줄줄 흐르는 아이가 햇살 안에 쪼그려 앉아 지구를 갖고 논다. 지구본 표면을 연신 빗겨 친다 . 지구가 돈다. 반짝반짝 빛나는 지구. 아이의 재미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까부터 지구본에 얼찐거리는 그림자를 쫓아 아이가 고개를 쳐들어 째려본다. 사마귀 같은 얼굴 하나가 멀거니 제 것에 기웃거림이 거슬린다. 아이는 기분이 나빠져 지구본을 사마귀 그림자가 닿지 않는 곳으로 옮겨 간다.

 게서, 다시 지구를 살려 놓는다.
 도버해협을 치고
 티뱃고원을 치고
 독도를 치고
 우간다를 치고
 모가디시오를 치고
 아마존 석양을 치고
 태평양에 수장된 시간의 퇴적물을 치고
 대서양을 거쳐간 영혼, 다 못 누린 부귀영화를 치고
 지구에서 미치지 않은
 미친 잉여분을 친다
 지구가 돈다
 돈다, 돌 일이다.

 지구본 한 뼘 밖 얼쩡대는 그림자 하나가 추가된다. 이번엔 삐딱한 그림자다. 관성을 기억하는 지구를 돌려놓고 아이는 쪼그려 앉은 채 지구 반대편으로 자리를 옮겨간다. 지구 침입자인 두 그림자를 한꺼번에 물리치려는 지구방위대의 기본임무. 지구본에 드리워진 두 그림자가 원천봉쇄돼 버린다. 싱거워진다.

 사마귀같은 남자는 지구본을 껴안은 아이의 등짝이 가소롭다. 실소한다. 소아마비 여자는 아이의 등짝에 가려진 동그란 지구가 왜 비딱하고 삐딱하게 보니 바로 서 보이는 그것이 신기하다. 갸웃한다, 고개를.

 남자와 여자는 손을 꼭 잡고 평행선에 얹힌 기차를 타고 떠났다. 기적소리 길게 앞세우고 지축을 연직으로 23.5도 기울어진 지구 겉껍질을 긁으며 기차는 떠났다. 또 아이만 남았다. 애초부터 버려진 아이는 지구 자전에 옮겨가는 햇빛의 궤적을 따라 자리를 옮겨가다 잠이 들었고 잠이 깼다. 매일밤 우주에서 아이를 지키는 것은 아이와 체온을 고스란히 나눠가진 반짝거리는 지구본.

아이의 歷史는 역사驛舍를 떠나지 않을 뿐, 내일도 歷史다
아이는 지구 자전과 공전을 모른다

단지,

산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2-25 17:04:35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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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부엌방님의 댓글

profile_image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이의지구본  넘 좋아요
이밤 지구가 잠깐 흔들 거렸어요
정말 재미있고 부럽네요
공부해야 되겠네요
마음만 늘 그러다 말아요
그냥 대충 살래요
쩝 부럽다는요
감사합니다
이밤 평안  하소서
파랑새 님^^

삼생이님의 댓글

profile_image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파랑새 시인님이 작심을 하시고 이런 수작을 선사해 주셨네요.
기초적인 문제를 떠나서 대작으로 보입니다.

지난 발렌타인 데이 때 수작들이 많이 올라 오더니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파랑새님의 놀라움에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

정말 대단한 작품입니다.

.

파랑새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파랑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삼생이시인님
놀라움은 진정 놀랄 게 없어서
놀라시는 듯합니다
자신없어요
퇴고도 않고 올리는 게
가당키나 한지~~ㅠㅠㅠ

cucudaldal님의 댓글

profile_image cucudalda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파랑새님 지구본은 아이에게 정말 경이로운 물건입니다. 이렇게 좋은 글을 올려주시다니 부러워요. 감사합니다. 건필하세요.

파랑새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파랑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쿠달시인님!
가상의 공간에 아이를 버려두고 온 마음이
죄책감이 듭니다
환절기를 아이가 잘 버텨줘야할 텐데요
시인님 덕분에 읽는 재미 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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