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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새들은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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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88회 작성일 19-02-21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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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새들은 날아간다

   활연




   엄마가 사라져서 다행이다 사라진 애인이 느닷없이 출몰하지 않고 애인에게 넣어둔 아이들이 뛰어다니지 않고 반성이 사라지고 붉은 첨탑이나 청아한 목탁이나 열도를 접었다 펴는 오체투지 따위가 이목구비 잡아당기는 교차로 천국이

   가공할 우울과 살자와 자살을 혼동하는 건망증이 다행을 물고 늘어지며 멸망한 시간을 반추하는 위경련과 토사곽란이 다행히 슬어 놓은 시시한 과거가 일제히 물거품 속으로 잦아들 것이므로 운명이 점지한 소멸의 왕이 나타나 영생 왕국을 꿈꾸다 기왓장 날리며 사그라질 것이므로

   행불의 무한수열은 수렴할 일 없고 잘 모르는 사람의 애통이 꽃들이 벌이 옷핀 꽂은 나비가 사라지고 저녁은 개짐을 반죽해 빚느니 다행의 계보로 궤도를 짠 새들은 날아간다

   무변에서 눈알 잃고 죄를 버리는 때마침 미증유의 똥끝 짧은 시간이 사라지는 행렬에 동참할 것이므로 다행의 슬하들 잿더미 수북이 쌓인 계단을 오르면 짓물러 시취처럼 흩날리는 내 몸에 살던 백인 하나가 새처럼 날아올라 사라지는 것들의 꽁무니를 밟아 어기여차, 썩은 노를 저어갈 때 멀미로 어지러운 아궁이에 불꽃 튀는 사리들

   불길 속에서 맨주먹 쥐락펴락하면 빈 뼈를 들고 매지구름 박차고 칼금 긋듯 새들은 날아간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2-25 17:07:15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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