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어물은 어떻게 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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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파랑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2건 조회 465회 작성일 19-02-24 01:33본문
바다 쪽으로 누워
내장 뜯길 때
영혼은 묻혀 보냈다
갈비뼈도 운다는 걸 그때 알았다
뜨겁게, 각 없이 살다 와서 엉기고 엉긴 구불구불한
내장의 질서
배부른 바다의 추억일랑 부레에 가둬보냈고
강을 통해야만 돌아갈 수 있는 바다로
회귀하는 영혼 편에 비늘 몇 개 떼어 보냈다
산 자에 따뜻한 먹이로 추억되라고
내장에는 고스란히 체온 남겨 보냈다
개 밥통에서 핥다 남긴 비린내로 서로를 확인하며
영혼끼리 한 번 더 이별할 테지
시위 한 번 못해본 갈비뼈들
해체의 고통일랑 햇볕에 내다 말리고
시린 바람 들락거리는 공동을 둥그렇게 껴안고 우우
마른 눈물 흘리는 법 터득했지
투박하게 던져지는 선득한 왕소금이
영혼의 지혈까지 다 하지는 못함에
체온을 기억코져 속살 쪽으로 조금 들어앉은 갈비뼈
빠져나간 수분 대신 외로움이라도 채우려다
빈 가슴으로 끝내 조금 울었던가
눈물샘 바닥나 말간 두 눈알 퀭하니 마를 때쯤
아가미 틈에 마지막 눈물구멍 하나 숨겨두고
코를 꿰는 서럽고도 우아한 이별
혹, 남은 마지막 비명을 위해
하늘 향해 입 벌리고 바다를 추억할 뿐
건어물은 갈비뼈로 운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2-27 15:06:09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댓글목록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갈비뼈로 울면 비파소리가
나지 않을까, 그 소리 듣기 위해
건어물 갸게 앞에서는 잠시 걸음을 멈추기로
했습니다. ㅎㅎ *^^
파랑새님의 댓글의 댓글
파랑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비로서 알아듣는 비파소리는
눈물겨워라'
김남조 시인의 시를 떠올려 봅니다
차분한 일요일 아침
추영탑시인님의 방문을 기뻐하며
커튼을 엽니다~감사합니다!
선아2님의 댓글
선아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파랑새 시인님
엄지척입니다
잘 보고 갑니다
파랑새님의 댓글의 댓글
파랑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비게에 덮힌 제 갈비뼈를
찾는 날까지 선아2시인님 엄지척 부탁드립니다`!
cucudaldal님의 댓글
cucudalda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파랑새시인님
요즘 이빨이 약해서
건어물을 못 씹어먹어요.
오징어
낙지
산채로 끓는 물에
들어가거나
잘려나갈때
전 가슴이 애려요.
얘네들
머리가 엄청 좋거든요.
신경이 살아있고, 고통을 느낄텐데
아무래도 동물학대법에 오징어 산낙지는 산채로 끓여먹거나
잘라먹지말자는 대목이 있었으면 해요.
그러면 제 입맛이 슬프겠죠. 저는 그런 거 좋아해서...
감사합니다.
파랑새님의 댓글
파랑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쿠달시인님!
어쩌죠?
실은 저 산낚지 먹을 때는 오직 건강만 생각하거덩요~ㅋ
먹을 때 제 눈을 빤히 쳐다보는 생물들을 보면 식욕이 확 살아나요 ~ㅋ
쿠쿠달달님 죄송합니다~~~~~~~^^
힐링님의 댓글
힐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물고기에 대한 이처럼 구체적이고
해체적인 속으로 뛰어들어 생과 대비시켜
놓을 때 삶이 보여주는 생사의 근원을 절감하게 합니다.
미물과 사람과의 관계에서 오는 이런 갈등을 너머
하나로 보면 인간은 또한 얼마나 초라한지를 마주하게 합니다.
파랑새 시인님!
파랑새님의 댓글의 댓글
파랑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금은 연근해에 명태 어족 기근이지만
특히 노가리라는 것은 서민들과 퀭한 눈을 같이했던 적이 있죠
개밥에 명태 냄새 안 나면 개들이 밥을 안 먹었죠~~
개들도 편식하던 시절
가난하지만 결코 가난하지 않았던 그 시절이 그리워서~~~
힐링시인님 감사합니다
부엌방님의 댓글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엽구리 갈비로 울어
맛난 바다의 맛을 주지요
꼭 바닷가에 마려져
파도소리에 갈비가 울지요
고갈비 먹고 싶네요
지금 먹으려합니다
바다를 삼켜야 겠네요
감사합니다
파랑새 님^^
파랑새님의 댓글의 댓글
파랑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옆구리 시리면 우리는 선창가 술집에서
노가리 구우면서 막걸리 한 사발을 들이키곤 했죠~
고갈비는 밀봉했던 호일을 개봉하는 순간 모락모락 올라오는
고갈비의 고퀄리티 구수한 냄새~!
부엌방님 바다는 다 삼키셨는지요~^^
맛이깊으면멋님의 댓글
맛이깊으면멋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다 살아온 날들에 대한 담담한 해탈입니다.
앞으로 건어물 씹을 때는 꼭꼭 씹어 숨겨 둔 눈물 맛을 꺼내 보아야겠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파랑새님의 댓글의 댓글
파랑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맛이깊으면멋시인님
눈물은 무슨 맛인지
깊은 뭔가 있지싶은데
나중에 꼭 알려주십시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