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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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파랑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722회 작성일 19-02-26 09:21본문
거미집
가만 보니
네가 갇혔구나.
영롱한 이슬 털어내고 밤새 점령당한
몸피 털 다듬으며
인자한 위장으로 독기 다독이고
먹이를 기다린다
폐쇄된 너의 집에 냉큼 내려앉은
내일 아침 이슬이 태양에 스러질 때까지
너의 은폐는 과대망상의 산실
한갓 허망한 꿈
가만 보니 네가 갇혔구나
흔들어 주기 전에는 천생 자기 함정에 빠진 생
오후 비 그치면
견고한 집수리를 시작할 것이다
뫼비우스 띠 같은 집을 짓고
음흉한 미소는 실루엣 덧쒸워
빈 그네 하나 내걸어놓고
생은 허허실실이 지혜
거미줄을 통과해본 바람은 안다
앞뒤 없는 터전에 목숨 거는 일을
산 입에 거미줄 치랴
산 입에 거미줄 치랴
혀가 안으로 말릴 뿐
매듭과 매듭에 온 생을 걸고
흔들리기 전에는 존재가 아닌
매듭에 갇혀, 갇힌 행복을 누리는 중.(*)
댓글목록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
그 댁에도 배고파서 음흉한 거미 한 마리
살고 있었군요.
전혀 다를 느낌과 감동을 주는 글, 잘 읽었습니다. *^^
파랑새님의 댓글의 댓글
파랑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추영탑시인님의 해먹처럼 낭창거리는 절묘한 표현에
감히 그림자도 못 붙일 일이나
종아리 걷고
좀 씨게 맞기로하고 햇살에 나섰습니다
좀 얍쌉하고 덜 떨어진 거미가 천상 접니다~~ㅎㅎ
감사합니다~^^
힐링님의 댓글
힐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거미줄을 이처럼 정묘하게 그려내는 솜씨 또한
오랜 내공으로 빚어낸 결과물인 것을 세삼 발견합니다.
갇혀 있음이 곧 생존의 터전인 거미!
이 사물에 파고들어 이 쪽 세상을 보는 눈 또한
눈부십니다.
파랑새 시인님!
파랑새님의 댓글의 댓글
파랑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눈매는 얍쌉하고
번번이 먹이사냥 실패로
산 입에 거미줄치는 좀 떨방한
터전이라 부끄럽습니다
감사합니다 힐링시인님~^^
cucudaldal님의 댓글
cucudalda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파랑새 시인님 산입에 거미줄 치랴
포도청이랴
강하게 귓전을 때리고 갑니다.
삶이 거미줄입니다.
감사합니다. 건필하셔요.
파랑새님의 댓글의 댓글
파랑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쿠달시인님
산입에
거미줄 치랴라고 외쳤더니 거미가 한마디 합디다
입만 살았다고 ㅎ
좀 진지하게 살라고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