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1
페이지 정보
작성자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87회 작성일 19-03-15 23:20본문
불륜1
나는 평일 오전과 오후, 나의 시간을 담보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고 그 후
나의 시간을 임금으로 환전을 하고
환전 한 화폐로 먹을 것과 잠자리를 구매하고
아내와 아이의 웃음소리도 함께 구매하고
아주 가끔씩 소소한 행복을 사치하기도 하였다.
목요일 오전 10시 35분
나는 시간의 부품들을 조립하다말고
공장 문을 나선다.
초침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는 곳으로
길 잃은 사슴의 본능처럼.
한참을 나의 시간과 멀어지고
잠시 시간을 들여다보았을 때
시계가 20년 전을 가리키고 있었다.
사방을 둘러보는 나의 시선 안으로
낯선 시간들이 흘러 다닌다.
정지 되었다가 다시 초침소리를 내다가
아예 더 뒤로 돌아가거나.
한 여자가 시간을 가로질러 내 앞에 선다.
그녀다.
우린 한동안 시간이 벗어난 곳에서
서로의 안부를 물어본다.
그리고는 서로 흘러 다니는 시간들을 구경한다.
우린 서로 꼭 잡은 손을 놓지 않는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3-18 20:39:40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