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을 꺾어 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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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파랑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9건 조회 598회 작성일 19-03-20 00:40본문
지평선을 베고 잠든 적이 있어요
만년설이 자라는 산맥이 가로막고
태양의 시간 거꾸로 잘라먹으며 나는 계속
작아지고 있었어요
내게서 자라는 나를 잘라먹는 꿈
작아진 옷을 갈아입을 때마다
숫자가 되는 내 그림자에 질식당하여
번번이 치명적일 곳을 골라 밟아보지만
배수로 증식하는 임파선마냥
허리춤에 숨겼던 꼬리마저
이제는 맞는 주머니가 없어요
내가 지워 온 길을 되짚는데
물을 엎지른 기분은 뭔지
지금을 밟으려면 과거로 지불해야한다니
명예로운 과거만 담보가 된다고요
포기는 않을 거지만 정 그래야한다면
나는 한 걸음도 앞으로 내딛지 못해요
보따리엔 또 숙제만 가득해
골목길 가로등 아래 서 있어요
담장 위 고양이가 발끝을 세워
제 그림자를 당겨 와 내 이마를 핥고있네요
골목을 꺾어 돌면 때로,
나를 보는 위로가 있어요
걱정 말아요(*)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3-25 13:54:00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div>
댓글목록
요세미티곰님의 댓글
요세미티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난 칠흑같은 밤바다가 내 침대위로 밀려오는 꿈을 자주 꾼적이 있습니다 현실이 답답할 때 그랬지요 이 또한 꿈처럼 지나가리라. 잘 감상했습니다
파랑새님의 댓글
파랑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합니다 요세미티곰시인님
잠을 뒤채는 날이 많아질수록
소유한 게 많아 그렇다는 친구의 말이
떠올라 고개를 끄덕여 봅니다
이 또한 다 지나가리라!
위안이 됩니다~
맛이깊으면멋님의 댓글
맛이깊으면멋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서로 걱정스러운 마음들만 서로를 걱정해 주지요.
담장 위를 걷는 고양이나, 숙제만 한 보따리 지고 골목길을 들어서는 나나.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골목길을 접어드니 다가서기 어려운 고양이 조차도 먼저 다가와 위로해 주는 걸 테지요.
걱정 말아요.
걱정 많은 내가 내게 보내는 위로가 위안이 되면서도 마음 쓰리게 다가옵니다.
파랑새님의 댓글
파랑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맛이깊으면멋시인님 감사합니다
달려가다 가끔 멈추는 연습을 해보는데 성에 차지 않습니다
서툴기만하구요
자기를 사랑하는 연습에 너무 게을리 멀리까지 온 거 같아요~
맛이깊으면멋님의 댓글의 댓글
맛이깊으면멋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는 시인이라는 말을 두려워하는 사람이라서 시인이라는 호칭이 무섭습니다.
좋은 글은 솔직한 글이고, 더 좋은 글은 거기에 따르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글이라 생각합니다.
파랑새님의 글은 두 가지 다를 보여주어 늘 감사하게 잘 보고 있습니다.
긍정더하기행복나누기님의 댓글
긍정더하기행복나누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걱정말아요
골목을 꺽어돌면 넓고 환한 길이 있으니까
가끔은...
"그래 그래 " "잘 살았어 "
나를 위로 할 때가 있어요 그건 참 기분 좋은 일이예요 (내가 나를 사랑할 때)
파랑새님의 댓글의 댓글
파랑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신에게도 가끔 치하해가며 살 필요가 있다고
'소확행'은 찾는 것이지
굴러오는 것이 아님을 아는 젊은 친구가
저를 위로했습니다
파랑새형 한 잔 합시다~!
위로는 늘 그림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 긍정더하기행복나누기시인님~^^
긍정더하기행복나누기님의 댓글
긍정더하기행복나누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파랑새 작가님 ~
결국은 나를 사랑하는 것은 내 그림자이고
나를 위로하는 것도 내 자화상이더라는 거지요
고것이 참.....인정하기 싫지만 그렇더라구요^^
파랑새님의 댓글의 댓글
파랑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긍정행복시인님
저 작가 아닙니다~
더하기나누기를 몸소 실천하시는 시인님 같군요
그림자도 서로 나눠 가지면 가벼워지겠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