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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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416회 작성일 19-03-22 09:54본문
도시의 벌들
대지의 젖 꿀을 빨아 먹고
눈을 뜨고 싹을 틔워야 할 나무들
계절의 푸름을 망각한 봄은 화려한 꽃의 축제도
온갖 상술에 흔들리는 최면에 천국
불청객처럼 밀려오는 매연에
시간이 지날수록 암울하기만 했다
망각의 세월에 분수처럼 솟아난 빌딩들
파란만장한 이기심에 나이도 잊고
사방은 검버섯처럼 피어난 자국들
과시에 눈이 먼 불야성 불빛 아래
멍든 육신이 잠들어 간다
한 뼘 땅도 토양을 망각 황금으로 도배
목마름에 달리는 차량은 피난지에 패잔병들
뿔이 꺾인 황소처럼 브레이크도 없이
무수한 교각과 갓길이,
복잡한 톨게이트가 구름처럼 회전하며
시야를 흐리게 한다
꿀이 말라버린 허황 성세의 제국
목마름에 갈증 난 도시 곳곳에는
회색 구름도 태초에 자연을 유혹하는데
검게 타오르는 매연에 불꽃을 어이하랴
어느 광고판에 요란한 미래에 비전,
벌 한 마리 길을 잃고 꿈을 찾아
달라붙어 중심을 잃고 휘청거린다
꿀을 따겠다는 걸까?
무모한 상술에 빠져버린 걸까
파르르 날아오르는 순간!
무단 주거침입으로 끌려갈 운명인데,
도시의 벌들도 어느 순간부터
빌딩의 늪 속에서 창가를 배회하며
꿀 대신 불빛을 빨아 먹고 산다.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파트 밀집지역의 꿀벌이겟다싶습니다
말이 꿀벌이지 사실 일벌이지요
언뜻, 도시의 망각 같은 시향입니다
감사합니다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가 오늘 도시에 <벌>이 잠시 되어 봅니다
먹을 것도 없는 곳에서 척박한 느낌만 배우고 있는지 모릅니다.
비 피해는 없으신지요?
무탈한 일상을 빌어 드립니다.
부엌방님의 댓글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연의 벌과
인간의 생활은 꼭 비슷한 느낌을 받았네요
깊은 시향에 빠져봅니다
꿀을 따는 벌 일을 하는 사람
꽃이 없어 내려오는 벌도 있고
꿀이 없어 산으로 가는 인간
황량한 세월 같기도 합니다
두무지 시인님
즐거운 하루되셔요^^
두무지님의 댓글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렇습니다
도시에도 어쩔 수 없이 벌이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개발로 황폐해진 콘크리트 더미 뿐 입니다
안 좋은 여간에 빛으로 포장된 도시의 그늘에서
벌의 일상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다녀가신 발 길 따스 합니다
평안을 빕니다.
주손님의 댓글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목 마른 풍요만 난무하는 세상입니다
복잡다단한 시인의 심연을 공감합니다
난 개발로 인한 자연의 이상기류, 한계를 넘어선 건 아닐런지요
마음 편한 오후 되시길 빕니다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목 마른 풍요가 넘치는 세상이지요
도시의 빈민가처럼 벌의 일생을 그려 봅니다
수많은 빌딩사이 화려한 야경 속에 벌의 생애는
가난한 맛벌이 생활과 다를바 없습니다
다녀가신 발길 온기가 넘칩니다
평안을 빕니다.
쿠쿠달달님의 댓글
쿠쿠달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두무지 시인님 벌이 안타까워요. 꿀도 못 빨고
허황한 불빛만
제가 그런 심정.
힘들다는 생각
이제는 못해먹겠다는 생각
힘을 내어 또 날아야죠.
감사합니다. 건필하셔요.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도시에도 필연처럼 벌이 살고 있네요
그러나 자연속에 삶과 전혀 관계없는 척박한 삶!
어쩌면 어딘가에 도시에 벌처럼 사는 인생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다녀가신 발 길 따뜻 합니다
평안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