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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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15회 작성일 19-04-04 18:04본문
햇살이 얼비치는
잠든 사시나무 그늘에 누워 하늘을 보면
스르르 감기는 눈시울 위로
농담인 듯 떨어지는 빗방울 하나
소문보다 더 빠른 오싹한 전율
뚝 부러지는 풀벌레 울음소리
선잠 깬 사시나무 이파리 사이로
하얗게 질려 떨고 있는 햇살 몇 줄기
소스라친 동공에는 날지 않는 참새의
파르르 떠는 날갯짓이 별스럽다
후두둑, 농담을 뿌리고 간 여우비
풀벌레는 여름밤을 노래하고
사시나무는 잠들 수 없는 이름이고
떨리는 햇살은 계절을 다스릴 수 없으니
농담이라며 빗방울을 털어내는 중천의 태양
농담이 아니라며 투덜대던 참새가
빗방울의 배후를 알았다는 듯
마른하늘 낮달을 쏘아보며
젖지도 않은 날개로 바람을 털고 있다
새는 비를 만났을까?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4-10 16:31:09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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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선아2님의 댓글
선아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여우비를 이렇게 표현할수도 있다니
참으로 멋진 시 한편 잘 보고 갑니다
작손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