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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벌 초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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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대최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69회 작성일 19-04-05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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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벌 초대전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로
그림의 안과 밖에 대한
경계선을 긋는다면
벚나무는 냉장고 안에
뿌리를 두고
꽃은 냉장고 밖에서 피웠다

꽃이 피고지는  것과
상관없이 냉장고 돌아가듯
자판은 글자들을 찍어냈다
냉장고 옆 창은 벚꽃을
계속 퍼 올렸다 마중물이 되어 주던
봄 바람이 냉장고가 홀쭉해진다고
울었다

모니터에 감금 된 눈들의
주인을 찾는다는 광고를
창은 저장하지 않았다
울음을 지우려는 손가락 끝에
글자들이 묻어 나왔다
문장이 되지 못한 시간들이
휴지통에서 넘쳤다 비움을 모르는
손가락의 배회는 끝을 몰랐다

냉장고는 유통기한을 지키지 못했다
벚나무는 모니터에서 꽃을
피우려고 했지만 바람이 먼저 꽃잎을
털어버렸다 일을 잃은 콩벌들이
냉장고를 향해 창으로 돌진했다
그럴 때마다 종소리가 났다
지문을 잃은 손가락이 자판 위에서 춤을
추었지만 냉장고는 열리지 않았다
모니터에서 날개를 달지 못한 글자들이
벚꽃처럼 날렸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4-10 16:41:00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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