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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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파랑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477회 작성일 19-04-07 01:37본문
먼지에 맡기는 시간입니다
손바닥이 반질반질합니다
육면체에 담은 어제 공기는 다 가라앉았습니다
움켜쥔 건 모두 떠났습니다
손바닥을 꾸짖는 선명한 호흡이었습니다
아무것도 잡히지 않습니다
3일 평평하게 눈 뜨고 있겠습니다
처음으로 그림자를 왼손으로 떠먹습니다
서툴러서 그만 흘리고 말았습니다
꾸준히 준비했으니 실수가 아니라고 우겼습니다
못 알아 듣습니다
평평하게 웃습니다
특실에서는 늦게 당도한 리본이 또 서열을 따집니다
옆방 특실이 이 방에 와있습니다
다른 이유인 거 알고 있습니다
발바닥 심지를 시커멓게 태워봤는지 묻지 못했습니다
자존심이 남았나봅니다
두 눈 빤히 뜨고도 걸려넘어질 게 참 많았는데 못본 척한 게 이리 많은지 몰랐습니다
몸비듬 털린 밤 벗꽃들이 절벽으로 간 이유를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일몰마다 절벽 밑둥이 들썩이는 이유를 궁금해하지 못한 게 후회됩니다
특실이 구두약 냄새는 가져가서 뭐에 쓰려냐고 핀잔했습니다
평평하게 일별했습니다
그의 양손에 금반지를 끼워 보낸 자식들 코골이에 잠도 못자겠다고 버럭했습니다
염치없다 하겠지만 채워야할 빈 자루가 더 위대하다는 생각엔 변함 없습니다
반갑지 않은 분들이 들어옵니다
짝발인 채 향 두 개에 라이터를 튕깁니다
향이 맵습니다
그들 그림자를 거쳐가는 향 그림자가 구불구불하게 뽑혀나갑니다
합동으로 오른손에 왼손이 올라탑니다
파리 한마리가 가르마를 막아선 정수리에서 손을 싹싹 비빕니다
급체도 있고, 재배 중에 방귀를 뀌게 해 오래 회자되게 해줄 수 있으나 파리를 믿기로 합니다
혼자서는 내려앉지 못하는 먼지입니다
바람이 오기 전에 깃털로 갈아입어야 합니다
애써 다시 올 일 없길 바라고
자식들 면전에서 평평한 사진 한 장 앞에 모조리 조아려 무릎 꿇려놓고 가는 것이므로 여한이 없습니다
3일정도 있다가 갈 영정사진은 그래서 평생을 담아놓아야 하겠습니다
복수를 끝내겠습니다
영정의 까만 눈동자에 앉았던 파리 두 마리가 소지처럼 사라졌다, 똑같이 3일을 조아렸는데 아무도 알지 못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4-10 16:50:45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div>
댓글목록
부엌방님의 댓글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평평하게 지켜보는
한참을 생각하게 만드는
무릅 꿇기전의 연습입니다
가슴이 쓸어 내리는**
파랑새 시인님
파랑새님의 댓글의 댓글
파랑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요즘은 문상 가서 영정도 안 보고
휩쓸려 다녀옵니다
처음이자 마지막 보는 영정이 '니 누고?'
할 때 참 난감할 때가 있습니다
감사합니다~붴방 시인님^^
선아2님의 댓글
선아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보통 삼일장을 치루기는 하지요
자식들 무릎 꿇리게 하는 날이
겨우 삼일이긴 하네요
잘 보고 갑니다 파랑새 시인님
파랑새님의 댓글의 댓글
파랑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문턱 넘겨 문상오는 모든 이를
꿇으라는 말도 안 하고
눈도 안 마주쳤는데
노자돈까지 보태주고 가실 때는
먼길 온 수고가 미안할 때도 있습니다~~
요즘 상가음식도 고퀄리티를 추구해서
배터지게들 드시고 갑니다
밤을 새워주는 수고는 쌍방이 배제하는
참 합리적인 세상~~
즐휴하십시오~
감사합니다 선아2시인님^^
베르사유의장미님의 댓글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행복의 파랑새시인님
잘 읽고 가옵니다 ...
오늘도 님께
여러가지로 진심으로
머리 숙여 깊은 감사를 드리며...
항상 건강하시옵소서 ...
파랑새님의 댓글
파랑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도 아닌 걸
읽어주시느라
곤혹스럽죠?
똑바로 살려고 노력중입니다 곱게 봐주세요
베장미시인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