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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에서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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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詩農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69회 작성일 19-04-10 06:12

본문

산책길에서 8

어제는 산책길에서 민들레꽃을 만났다.

보도블록 빈틈으로 간신히 빠져나온 노란 민들레꽃 3형제

가냘픈 목을 흔들어 나를 반긴다.

무심한 발길에 밟힐까 옮겨주고도 싶었지만

자칫 다칠까봐 마음뿐이었는데 돌아올 때 보아도 천진스레 웃고 있다.

피어난 지 얼마나 될까

저 작은 얼굴에 어쩜 웃음뿐일까

운 좋게 살아남아도 곧 지고 말 것을-

가까이 들여다보니 이파리 수를 헤아릴 수가 없다.

쭈그리고 앉은 채 발이 저리도록 헤아리고 헤아리다 놓친

수백 개나 될 이파리 속에 찡그리거나 우는 놈은 하나도 없다.

그렇구나, 이 봄이 가면 저 이파리 하나하나가 모두 파라슈트가 되어

온 세상에 제 몸의 분신을 뿌리겠구나, 내년엔 세상이 더 아름다워지겠구나.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4-11 15:23:33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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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쿠쿠달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쿠쿠달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풍은 요세미티 곰 시인님이라는 분과 비슷합니다.

영어로 파라슈트를 쓰는 것도 그렇고

세상에 비슷한 사람은 많다고 생각하며

민들레 이쁘게 읽고 갑니다.

詩農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詩農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눈치 채신 것 같아 자백합니다. 詩農은 제가 전에 사용했던 <詩쓰는 농부>라는 필명을 줄인 것입니다. 한 때 건강에 문제가 생겨서 시고 농사고 모두 중단했다가 다시 시작하면서 제 외손자의 별명인 <요세미티 곰>을 무단 차용했던 것입니다. 시풍이라니 과한 말씀이고요. 시에 대해선 아직 낫과 기역자를 구분 못하는 수준입니다. <이쁘게>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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