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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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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작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89회 작성일 19-04-10 10:54

본문

타는 목마름에 빗방울 듣는 소리

흙에 앞서 반색하는 작약 이파리

엄마를 느낀 젖먹이의 반짝이는 눈빛이다

 

뿌리에 닿은 물이 머잖아 내게도 이르리라는

뿌리의 행운이 나를 세우는 버팀목이 되리라는

느낌은 이파리만일까?

 

주기 위해 살아온 엄마의

멀어지는 입영 열차 향해 뿌리는 눈물이나

처진 어깨에 걸리는 당신의 눈빛이

마른 삶을 적시고 휜 등을 세운다는 것을

이파리 같은 자식들은 믿는다

 

뿌리를 내린다는 건

물을 모아 잎과 가지로 뿌려준다는 거

주는 줄을 모르기에

주어도 다시 주고 싶다는 거

주기만 하면서 기꺼이 나를 묻어

줄기를 세운다는 거

 

갈증을 뱉어내고 꽃망울 물고 있는 이파리들

밤새 작약 꽃 뿌리려 하니

오늘 밤은 어둠에 뿌리내린 별빛도 뿌리겠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4-11 15:25:19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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