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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의 집 / 徐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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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동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07회 작성일 15-07-0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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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의 집

徐승원



내게 오는 이들은 모두 못질을 합니다
꽝꽝 소리가 나지만 솜씨 좋은 이는
상처를 내지 않습니다
어설픈 이들은 제 손가락을 찢고
내게도 상처를 입힙니다
그런 이들일수록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습니다
아프지만 이럴 때 나는 망치가 던지면 받아내는
포수이기도 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게는 못이 많이 박힙니다
오래도록 반듯이 박혀 빠지지 않는 못도 있고
박다 구부러진 채 머무는 못도 있습니다
흔적만 남기고 떠난 못도 있고요
다 내가 낡아 가는데 양념처럼 뿌려지는 못들입니다

못 위에 걸린 가방, 가방 속의 지갑
못 위에 걸린 모자, 모자 속의 벗겨진 머리카락
못 위에 걸린 프라이팬, 프라이팬 속의 익어가는 달걀
못 위에 걸린 액자, 액자 속의 웃고 있는 사진
못 위에 걸린 집, 집 속의 나

모두 함께 녹슬어 가는 게 강철같이 든든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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