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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고아들은 마침내 천사가 될 수 있었을까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이기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428회 작성일 19-05-14 21:26

본문

숲의 고아들은 마침내 천사가 될 수 있었을까

 

 

1

 

숲은 끝나버렸다 재가 된 장작들

 

나무 뼈의 무덤, 몰락한 드라이어드는 벌목꾼과 결혼하고 이제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2

 

방은 무중력이다

 

아나키스트의 방에는 국적을 가진 위서들

 

우리에게는 주인님이 없다고 굳게 믿던 사람들은 오늘도 신을 공양하고 있다 가짜 필사본의 페이지를 찢고 씹어 먹으며 올해의 봄은 늦게 찾아오는군

 

어떤 날은 게슈타포의 자의식을 부러워 해 콧수염을 멋지게 기른 군인은 꼭 동상에서 튀어 나온 사람 같았다고 (착각해버렸거든)

 

우리의 선조는 총탄에 심장을 관통 당하거나 불에 타 재가 되어 사라져버렸다 그래서 내가 누울 관은 어디에?

 

당신의 관은 어디에도 없지 그저 방을 소모하고

 

전부 소모할 때까지 단두대의 날을 손질하는 새벽이 반복될 뿐이라고 당신의 옛 선생님, 스승님, 사부님들은 대답했을 거야

 

 

3

 

그러므로

 

끝난 줄 알았던 숲은 재건된다

 

몰락한 드라이어드는 이때만을 위해 위장 결혼을 기획했던 것이다

 

 

4

 

천국은 천국에 가고 싶은 사람들에 의해 문을 닫아 놓았습니다 당신들은 천국을 너무도 몰라 당신들이 좋아하는 불이 없는 천국에서는

 

항의 전화를 받으며 고객을 응대합니다

 

죽은 종교시대의 회화처럼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5-19 09:53:13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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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라라리베님의 댓글

profile_image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랫만에 보여주시는 문청의 향기가 묵직합니다
그 깊이를 알고자 몇번이고 읽어봅니다
뜻하시는 공부는 열심히 하시겠지요
노력하시는 만큼 문운도 같이 하기를 바랍니다
기혁님 반가웠습니다^^

이기혁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이기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라라리베 선생님 송년회에서 한번 뵈었을 때를 기억합니다. 정말
좋은 경험이었고 선생님의 창작태도에서 많이 배웠던 것 같습니다. 반갑습니다. 좋게 읽어주셔서 그저 감사합니다^^

동피랑님의 댓글

profile_image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의 본령을 향하여 그동안 각개전투 한 흔적이 잘 묻어나네요.
기혁님의 창작열기 때문에 기온이 오르는 것이었군요.
차라리 시원합니다. 문운이 활짝 열리가를 기원합니다.

이기혁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이기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동피랑님 랜선 너머지만 오랜만에 선생님을 뵙습니다. 열심히 쓰고 있습니다. 이 전투의 끝장이 어떤 방식으로 날 지는 모르겠지만, 선생님의 응원을 기억하고 더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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