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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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최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40회 작성일 19-05-19 23:36본문
5월 고양이
소리로 집을 지었다
장단과 강약에 따라
집 모양이 바뀌었다
새벽, 털고르는 소리로 지은 집은
마당 넓은 집이었다
그 집 마당에서는 지하에서도
꽃이 피었다 그 꽃을 본 적이 있다
아침, 인기척을 쫓는 등굽은 소리로
지은 집은 이동식 집이었다
말소리와 발소리에 밀릴 때마다 집은
허물어졌다 철거딱지가 붙을 새도 없이
봄꽃이 함박눈처럼 떨어졌다
어미는 서둘러 소리를 지웠다
2마리 새끼 양이들은 무늬만 같았다
어미가 부르는 소리를 놓친 한 마리가
아이들의 그림자를 따라갔다
입에 품은 새끼를 밟고 어미는 5월의 소리로
길을 돌려보려 했지만 길은 봄꽃에 묻혔다
때로는 어미의 소리도 길이 되지 못했다
소리가 끊긴 길에서 새끼 양이는
울음을 잃어버렸다 울음으로 지어진 집에서
길을 찾던 어미 옷을 걸친
어린 내가 양이 옆에 웅크리고 있었다
꽃볕도 어미의 빈자리를 채우진 못했다
새끼를 물고서도 등을 활처럼 휘는
어미 고양이에게서 활 시위 당기는 소리가
났다 과녁이 된 내게 5월이 흩날렸다
평생 이동식 집만 짓던 내가
또 누군가의 집을 무너뜨리고 있다
지하에 핀 꽃이 시간을 되돌리는 꿈을 꾸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5-22 09:25:05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소리로 집을 지었다
장단과 강약에 따라
집 모양이 바뀌었다
새벽, 털고르는 소리로 지은 집은
마당 넓은 집이었다
그 집 마당에서는 지하에서도
꽃이 피었다 그 꽃을 본 적이 있다
아침, 인기척을 쫓는 등굽은 소리로
지은 집은 이동식 집이었다
말소리와 발소리에 밀릴 때마다 집은
허물어졌다 철거딱지가 붙을 새도 없이
봄꽃이 함박눈처럼 떨어졌다
어미는 서둘러 소리를 지웠다
2마리 새끼 양이들은 무늬만 같았다
어미가 부르는 소리를 놓친 한 마리가
아이들의 그림자를 따라갔다
입에 품은 새끼를 밟고 어미는 5월의 소리로
길을 돌려보려 했지만 길은 봄꽃에 묻혔다
때로는 어미의 소리도 길이 되지 못했다
소리가 끊긴 길에서 새끼 양이는
울음을 잃어버렸다 울음으로 지어진 집에서
길을 찾던 어미 옷을 걸친
어린 내가 양이 옆에 웅크리고 있었다
꽃볕도 어미의 빈자리를 채우진 못했다
새끼를 물고서도 등을 활처럼 휘는
어미 고양이에게서 활 시위 당기는 소리가
났다 과녁이 된 내게 5월이 흩날렸다
평생 이동식 집만 짓던 내가
또 누군가의 집을 무너뜨리고 있다
지하에 핀 꽃이 시간을 되돌리는 꿈을 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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