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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bluemarbl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530회 작성일 19-05-20 08:31

본문

 대화 

 
 마지막 종소리가
 구원의 징표(徵標)를 허공에 뿌리는 시각

 정처없는 발길은 고독하게 흘러가고
 아스팔트 위에 구르는 공허한 바람은
 나의 목소리로 남았네

 달콤한 향수(鄕愁)는 푸른 하늘 살짝 가린
 하이얀 구름 속에 머물다가,
 숨죽이는 짧은 휴식을 남긴 채 한가롭게 떠가고
 내가 쳐놓은 무수한 협로(挾路)는 
 가느다란 삶의 핏줄이어서 너무 창백하구나

 그런가요 ?
 당신의 생각이...
 나도 노래 부르지요  들어 보세요

 햇살이 허물어지는 저녁의 광장 위에도
 눈이 충혈된 비둘기떼는 먹이를 찾고있어,
 눈부신 나의 기억들은 잊혀진 축제의 마지막
 신음소리를 또렷이 발음하네

 아, 내가 그리는 꿈은 언제나 최고의 기도

 최초의 불행을 이제는 희열(喜悅)로 바꾼 
 어떤 총명한 의식이 
 반쯤 벌어진 석류의 얼굴을 하고 있어,
 나는 그 진한 색에 붉게 취하고
 세상을 손 안에 담고 조물락거리다가 
 갑자기 소스라치게 놀라서 
 나도 모르게 바다로 흐르는 강이 되네

 바다 위에 듬성 떠있는 섬들은 나의 발길을 유혹하고
 나는 황홀한 시선으로 수평선 끝에서 손짓하는,
 한때는 나의 용감한 신(神)이었던,
 사자(獅子)머리를 한 당신의 품 안에 수줍은 구름처럼
 안기려 하는 어린아이의 몸짓을 한없이 되풀이 하네

 그게 나의 모습이예요  그리고,
 아무도 이런 나를 탓하진 않을 거예요
  
 그렇군요 !
 당신의 생각은...
 아, 방만(倣慢)한 애무(愛撫)는 희미한 사랑의 
 보잘 것 없는 진동(震動)에 불과하다는 것을 모르시나요?

 차라리 세상의 평범한 비밀로 당신의 예정된
 추락(墜落)을 이야기해 주지요
 돌이켜 생각해 보면,
 우리는 언제나 파멸하기 쉬운, 앞으로만 가는 삶이어서
 행복이 걸어오는 소리는 정말 알아듣기 힘든 처지인 것을

 하지만, 세상에는 간혹 파수(把守)서는 이도 있어서
 오늘도 어디에선가 불타는 가슴으로 하늘과 입 맞춘다는데,
 우리도
 신(神)이 부러워할 진한 색깔의 뜨거운 입맞춤을
 밤새도록 나누어요

 헛된 언약으로, 수만 번 스러지는 앙상한 가슴이 
 영원히 무너지도록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5-23 09:17:36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은영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bluemarble님

안녕 하십니까? 반갑고 반가운
우리 글 벗 시인님!
시인님의 심도 있는 對話 잘 감상 하고 가옵니다
감사 합니다
건안 하시고 즐거운 한 주 되시옵소서

熙善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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