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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늙은 용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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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440회 작성일 19-06-05 22:25

본문

우리 동네 늙은 용접사


우리 동네엔 허름한 철공소가 있어 가난한 사람들의 낡은 자전거며 찢어진 철기구 같은 것들을 종종 용접해 주곤 했다 그곳엔 사고로 아들을 잃은 늙은 용접사가 있었다 주름이 깊이 패인 이마에 용접 불티가 튀어 곰보딱지가 박인 손을 가진 그는 언젠가 녹슨 쇠와 스텐과 같은 이종의 재료를 용접하기가 가장 힘겹다고 말했다 또 어떤 날엔 상기된 얼굴로 나타나선 타인과 타인을 맺어주는 만큼 용접일은 성직자와 같은 거룩한 직업이라며 너스레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의 아내는 오래전 그를 떠났다 그의 직업이 미천하고 그의 손이 부끄럽다고 했단다 두꺼운 헬멧의 보안 유리 너머로 빛과 불티가 격렬하게 튀어오르는 현장 작업대 위에서 용접 홀더를 잡은 그의 얽은 손이 떨리어 왔다 햇살이 철공소의 창문을 뚫고 그의 어깨에 드리울 즈음 햇살에 떠다니는 먼지 속에서 그는 생각했다 햇살처럼 저 창문틈으로 새어나오는 햇살처럼 내 살던 고향의 들녘을 가로지르던 냇물처럼 그 투명한 물속 튀어오르던 은빛 물고기처럼 그렇게 살고 싶었노라고 이내 용접기의 전류는 늙은 용접사의 손을 타고 철판의 실핏줄이며 심장으로 흘러들었고 철판은 비틀어지는 아픔을 견디며 살과 살이 녹아들고 있었다 용접이 끝나자 아픔을 이겨낸 철판이 아픔을 가진 늙은 용접사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어 왔다 늙은 용접사는 땀이 송골송골한 이마를 용접 장갑으로 쓰윽 닦고는 철공소 앞을 지나가는 동네 아이들에게 손을 흔들며 웃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것이 그의 마지막 모습이었다고 한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6-10 09:45:07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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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하늘시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용접의 불꽃이 튀는 그 곳에는 뜨거운 사랑과 정이
끊어진 유와 무를 이어주듯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우리의 이야기 같이 읽혀집니다
많이 사라져가는 용접공의 치열을 붙잡듯
숨가쁘게 나열된 문장이 뜨겁게 다가옵니다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너덜길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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