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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도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41회 작성일 19-06-17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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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

도골

 

 

긴 세월 견뎌낸 결정체로 둘러싸인 끝자락

태평성대로 나이가 굳은 성벽을 따라

마을버스가 물방개처럼 뒤뚱거린다

지느러미 같은 시간이 땡볕에 늘어진다

가난한 화분 체면 살리던 대파 뭉치

실속을 차리지 못하게 하는 뜨거운 계엄령 속에서

누가 주인인지 모를 날망의 구멍가게

고단한 접이의자의 다리가 휘청거린다

봉건왕조 국새 같거나 거시기 같은

주춧돌이 발가벗고 있는 그 자리

요역을 나온 듯한 늙은 장정이 앉아있고

펴도 굽은 허리를 장착한 할매

쥐포 한 마리 잡고 탁주 배달 나가는 길

우는 아스팔트에 한 발 한 발 떼어 놓는다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는 것처럼

늘 마지막이었던 것처럼

방향 잃은 반사거울에 전생이 읽힐지라도

마음만큼은 서방 마중 나가듯 설레이리라

열기 찾고픈 할머니 슈퍼 치부장에서

다 늙은이 만든 갓난아기의 미소에서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6-19 09:06:58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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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탄무誕无님의 댓글

profile_image 탄무誕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글을 잘 써 주셔서 읽기 참 좋습니다.

두 번째 방문해 서너번 다시 함 읽어봤습니다.
편안하게 좋은 얘기 잘 들었습니다.

또 다른 글, 님의 '자반고등어'는 상큼했습니다.

도골님의 댓글

profile_image 도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차분한 평에 우선 감사드립니다.^

오래전 써놓았던 것을 손 보았습니다.
무덥던, 인생마저도 녹아내렸던 그 여름
손님이 있을까 말까 한 할머니 슈퍼에서도
삶은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시마을을 들르는 분들 대부분이
수많은 생각과 고민들을 연마해 앉혀놓아도
스스로는 성에 차지 않는 것 같습니다.
본인만 그럴지도 모르지만,

편안한 댓글에 취해 군더더기를 보탠 듯합니다.

편안한 밤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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