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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금을 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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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李진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37회 작성일 19-06-18 20:36

본문

빗금을 치다     /    이진환

 

 

 

빗금을 치는 날에 무작정 비가 왔다

빗금 하나 그으면서 왔다가 보듬다 가는 이들도

하나씩 빗금을 갖고 산다

지울 수도 잘라낼 수도 없는

 

담쟁이 마른 손을 보았다, 핏기가 다 빠져나간

 

길이 없으면 어쩌지 했다

돌아올 길을 남겨두지 않았기에

다행이다, 그곳은 아예 길이 없는 곳이라서

 

지금 네 자리가 답답할 거라는 생각, 모두를 벗어들고도

너에게서 돌아서질 못했는데 집으로 가고 있다

 

산벚꽃 지는 비탈 쪽, 절절한 철쭉 붉은 그늘이

눈높이에서 보던 상처 깊은 네 이맛살처럼

지워지지 않는 기억들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돌아보는,

 

검은 봉지를 들고 현관을 들어서던 눈빛엔

내 감춘 속내를 다 안다고

늘 취기에 더한 한잔으로 채우던 말간 아픔들이

더는 채울 곳 없어


쉬엄쉬엄 넘친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6-20 09:27:26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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