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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72회 작성일 19-07-19 22:33

본문

개펄이 나를 따라옵니다. 보이지 않는 달이 너무 가까운 탓입니다. 손을 뻗으면 닿을 그 거리에 있기에, 우리는 한번도 서로에게 말을 걸어 본 적이 없습니다.
 
진흙 위에 송송 뚫린 구멍 속으로 내 손을 집어넣어 봅니다. 재재바르게 도망가는 하늘의 족속들. 섬 안으로 들어가는 파도의 문이 열립니다.

아직 한여름 열기가 어리둥절한 담벼락들. 무궁화 숭어리 숭어리 매달린 가지. 투명한 진딧물들이 둥그런 꽃의 혼을 들이마십니다.

그 낯선 담에 걸린 문패에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나는 오늘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습니다.” 읽을 수 없는 것들이 파도 속에서 요란하게 흔들립니다. 멀리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그 아이는 떠나갔습니다. 저 개펄 진흙 속으로.” 하늘이 형체를 잃도록 투명한 목소리로 나는 속삭였습니다. "저 개펄이 가장 매운 주홍빛으로 물드는 순간, 나도 저 진흙 속으로 뛰어들어 그 아이의 남은 뼈들을 줍고 싶어요."

"양귀비꽃닢을 씹어 본 적 있습니까?" 나는 한없이 쭈욱 뻗던 길이 갑자기 끝나 버리는 낭떠러지 끝에 섰습니다. 가장 영롱하게 빛나는 뼛조각을 누군가 내 몸안에서 끄집어내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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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자운영꽃부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강화도 동막해변에 어제 갔다 왔네요. 해수욕장 을씨년스런 풍경이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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