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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쭉하고 징그럽고 야시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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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26회 작성일 19-07-31 17:19

본문

    

   길쭉하고 징그럽고 야시시한

 

                                                                      동피랑

 

 

   모음 하나 차이로 가불을 놓친

   자음 하나 차이로 개뿔도 아닌

   개뿔은 고사하고 어디가 손인지 어디가 발인지조차 모를

   여기가 등이었던가 저기가 허리였던가 구분 못할

   세상 안 보고 안 듣기로 했으니 눈, 코, 귀 장식들은 개한테나 줬을

   가끔 남도의 어시장에서나 귀하게 출몰한다는 이것

   생긴 게 군소보다 화끈하고 날씬하다는 이것

   뼈 한 조각 없이 물살에 전부를 맡긴 채

   모래펄에 그저 움막이나 지어 들락거린다는 이것

   출입 구멍 두 개만으로 살며 즐겁다는 이것

   들물이면 좋아라 십이지장보살이 소금물에 실컷 불은 것처럼

   실오라기도 걸치지 않고 몸을 배배 꼬아 생각에 잠긴다는

   이 길쭉하고 징그럽고 야시시한 것은 무엇인가?

   짜라투스트라의 삶을 지향하여 니체적이다 못해 나체적인 이것이

   신만 죽으면 될 것을 날것으로 죽으면 어쩌지

   버릴 것도 없으라 달짝지근한 맛에 기름장 아니면 초장을 더하면 어쩌지

   젓가락으로 건져올리기 우아하게 쓸어놓으면 어쩌지

   흰 접시에 붉은 살결 잘근잘근 씹어 삼키면 어쩌지

   자다가도 불쑥 당신을 세워 침대가 불안하면 어쩌지

   어떡하지 밤마다 까불까불 이것들이 우주를 온통 기어다니면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8-01 09:40:02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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