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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84회 작성일 19-08-07 18:32

본문

               - 바람 -

                                    이장희

도마와 칼은 필요치 않다

티스푼으로 저은 커피와 입술만 필요할 뿐

맛나는 요리에 눈길을 주지 않는다

그녀의 작은 수레에 요리가 매달려 있을지도

지글지글 끓이지도 않고

날것으로 끼니를 채울 것 같은 그녀의 위장

입술의 빛깔은 아주 검은빛

몸은 사계절을 품고 있다

단지 지하도 불빛만 담으면 그만이다

그녀의 눈동자 속엔 거리도 집도 없다

눈동자 속으로 빛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수세미 같은 머리칼을 바람은 쓰다듬지 못한다

그녀가 기대는 벽은 검은 벽으로 돌변한다

수레를 세우고 어딘가를 주시하는 눈

수레는 나침반이 되어주고 있다

그녀가 가는 곳은 어디든 고향

허기를 주렁주렁 달은 옆구리

작은 짐을 수레에 얹어가며 세상을 두리번거리며

그녀는 햇빛을 기억 못하고 산지 오래되어 보인다

지하도에 도시를 건설한 그녀

햇빛을 잠시 몸에 바르더니 지하로 스며든다

허름하고 가냘픈 몸은 기댈 곳이 없어 보인다

너덜너덜한 신발을 끌고 다니며 길을 만드는 발

지하도 입구에 벽화가 되어가는 그녀

노을을 질질 끌며 어디론가 사라지곤 한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8-09 14:45:14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부엌방님의 댓글

profile_image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언제나 뜰수있는 바람
은 빛에는 의존 합니다
향방이 궁금 하지만
안녕 소리만 들립니다
바람처럼 사라질 시간이
손끝을 놓고 눈을 감네요
이장희 시인님
가슴이 무엇에 절여 아픕니다
감사합니다
평안한 밤 되셔요

이장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몇년 전 t,v 에서 어느  노숙자 여자를 방송해 주더군요.
그녀는  수레에 많은 잡동사니들을 싣고 다니며
쓰레기통을 뒤지며 다니더 군요.
무척 인상깊어 몇년이 지났어도 그녀가 잊혀지지 않네요.
귀한걸음 감사드려요.
무더위 건강조심 하세요.
늘 건필하소서, 부엌방 시인님.

배월선님의 댓글

profile_image 배월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바람 한 줌 밖에 안 되는 우리네 삶이 이런 모습이질 않나 생각해 보는 시간입니다
바람처럼 휘잉 휘돌아나가는 서늘함이 있네요
바람의 형상으로 떠돌아다니는 그녀에게도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길 바라고 싶어요
좋은 시 잘 읽었어요!!

이장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비림처럼 떠도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삶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도 어쩌면 그녀를 닮아 갈지도 모를...
소중한 삶 잘 지키고 살아야 겠습니다.
귀한걸음 감사드립니다.
늘 건필하소서, 배월선 시인님.

무더위 건강조심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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