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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그라다 파밀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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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70회 작성일 19-08-13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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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날루냐, 새들이 조용히 지저귀는 나라.


뜨거운 대리석 계단을 밟고 하늘로 오르면, 

스페인군인들이 언덕 위에서 대포로 

아이들 머리통 위에다가 대포알을 쏘아댔다던 석조건물이 고요하다. 


뇌수는 돌조각 속으로 숨어 들고 

바닷바람이 햇빛 속에서 번뜩이는데,

불구의 몸

찢어진 옷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의 돌기둥 하나하나 쭈그러진 주름마다 신성함을 일으키다. 


신성함은 썩어 가는 몸으로부터 온다. 

간고등어 냄새 풍기며,

하얗게 솟아 오른 어머니와 아들.

썩을 것 다 썩어 버리고 창백한 돌 위를 바득바득 기어 올라,  

메마른 사방을 노려 보는 노새 타고서. 


스테인드 글라스에 마지막 고인 

빨주노초파남보가 일으키는

현란한 불협화음! 

성난 발굽 아래 짓이겨진 아,

풍만한 가슴.

붉은 치마 펄럭이며  

머리카락에는 동백꽃을 꽂고 

영겁의 끝자락에서 무언가 꺾으려 몸부림치는 집시 - 나의 애인 카탈루냐여!


사그라다 파밀리아에 불을 지른 것은 나였다.


불타 오르는 돌기둥 사이에서

뜨거운 각혈을 했던 것도 나였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8-16 14:40:26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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