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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홀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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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487회 작성일 19-08-14 08:50

본문

황홀한 여행

          하늘시

예고없는 빗방울에

후루룩 새는 날아가고

목적지를 향해 달리는 시내버스 차창 안으로

안아달라 몰려드는 빗방울

가슴팎에 안기려다 뚝뚝 투명한 경계에 눈물로 맺힌다

바람의 속도가 느려질 무렵

가만히 내 뺨을 당겨다 놓고

천천히 더듬고 있는 빗방울

​문득 네게로 가는 전율이 보인다

빗방울과 빗방울 사이

지금 어디선가 내게로 오고 네게로 가는

눈물같은 상형의 문자들

다시 세차게 가슴안으로 안겨든다

이윽고 흔들리는 현기증

아른아른 물빛 구도 속

파노라마 실로엣으로 네가 달려온다

우산 하나를 펼쳐들고 너와 내가 나란히 걷고 있다

등만 보이는 우산등에 레코드 바늘을 꽂아

비의 사운드트랙이 우산속에서 볼륨을 높이고

하늘이 허락한 축축한 로맨스

천지간 어디든 빗물로 이어지고 사라지는

비오는 날의 아르페지오

파릇파릇 가로수는 영상을 담아내고

버스는 중계역에 멎는다

푸른 기억 지우듯 점점 굵어지는 빗방울

​새는 보이지 않고 후두둑 후두둑

황홀한 얼굴의 수국 한다발

결코 오지않을 네가 우산없이 서 있다 ​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8-16 14:46:06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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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주손님의 댓글

profile_image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황홀한 여행이 빗속의 여행이 되셨습니다
수국 한다발의 황홀한 귀가,ㅎ
축축한 로맨스, 몸이 다 젖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하늘시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비오는 날 버스를 타면 이런 기분
종종 느껴요
나이 탓인가요 아니면 기분 탓인가요
...

젖은 몸과 마음으로 온종일 비가 내립니다
고맙습니다 주손 시인님~^^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홀로의 여행을 황홀하게 수놓으신 듯...
중계역의 중계인 듯...

비를 맞으며 홀로 선
축축한 로맨스
그 수국이 어쩜
화자인 듯...

좋습니다

하늘시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중계역이 중계인듯...
역시 백록님의 예리한 시안은
눈을 번뜩이게 하는군요

종착역 길목에 수국이 없었다면
이 시도 없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백록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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