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집 > 우수창작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우수창작시

  • HOME
  • 창작의 향기
  • 우수창작시

     (관리자 전용)

☞ 舊. 우수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창작의향기 게시판에 올라온 미등단작가의 작품중에서 선정되며,

 월단위 우수작 및 연말 시마을문학상 선정대상이 됩니다

우수 창작시 등록을 원하지 않는 경우 '창작의 향기' 운영자에게 쪽지를 주세요^^

(우수 창작시에 옮겨진 작품도 퇴고 및 수정이 가능합니다)


빈 집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84회 작성일 19-08-30 00:32

본문




안개꽃 속에 빈 집이 보인다. 


손으로 잡히지 않을 허공 속에 그대를 앉혔다. 


세상의 빛이 그대에게 온통 모여든다. 


바람의 책 속에 그대의 시가 있다. 


쉴 새 없이 날아가 버리는 활자들 속에 그대가 정지해 있다. 


갈잎이 자꾸 귓속으로 들어온다. 

그대여 살아 있으라고. 

그대여, 포도송이 보랏빛으로 익어 가는 푸른 밤, 세상을 향해 높은 계단을 함께 올라가자. 

올라갈수록 그대의 손은 차가워진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갈잎들이 바람에 몸부림치는 소리가

우리 망막을 찌른다.

빛! 빛! 우리 짧은 삶 속에 그것은 항상 고요했다. 


물거품처럼 부유하는 시간 속에 빈 집이 보인다. 


우리가 흘러 내는 수정액 속에 등나무 덩굴이 뻗어 나간다. 높은 담장은 늘 우리에게 아무 말이 없었다. 


그대가 나에게 섬이듯이, 나는 항상 나에게 빈 집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밤이었다. 


길이 닫히고 바람 한가운데 빈 집의 문이 열려 있다. 나는 그대가 얼굴을 가리고 내가 결코 알 수 없는 그 어떤 표정으로 경계 바깥으로 떠나갔던 시절을 기억한다. 

빈 집에는 싱싱한 잎이 굴러 다니는 정원이 있고 날개 잘린 새들이 흐느끼는 침묵이 있고 거미줄에 무지개가 붙잡혀 산 채로 씹혀 먹히는 황홀이 있다.     


아주 작은 몸짓으로

내게 등 돌리고 있는 개똥지바귀새.


그대가 빈 집을 향해 빈 집으로부터 떠나간 날, 

안개꽃 속으로 멀리 물러 가는 바다가 엿보였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9-02 12:47:42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6,185건 5 페이지
우수창작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5905
팔천 원 댓글+ 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 0 06-17
5904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8 0 06-17
5903
늪가의 울음 댓글+ 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 0 06-16
590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 0 06-16
5901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 0 06-16
5900
하안거 댓글+ 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 0 06-16
5899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8 0 06-15
5898
시의 경지 댓글+ 2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2 0 06-13
5897
고니 댓글+ 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 0 06-15
5896
에피소드 댓글+ 1
느지막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 0 06-15
5895
자리끼 댓글+ 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 0 06-15
5894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 0 06-14
5893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 0 06-14
5892
시간의 문 댓글+ 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 0 06-13
5891
꿈 없는 단잠 댓글+ 2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 0 06-13
5890
설 밭 댓글+ 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 0 06-13
5889
빈자리 댓글+ 2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 0 06-13
5888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 0 06-11
5887
얼룩진 이불 댓글+ 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 0 06-11
588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 0 06-10
5885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8 0 06-10
5884
마들가리 댓글+ 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 0 06-09
5883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3 0 06-09
5882
눈 감으면 댓글+ 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 0 06-09
5881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0 06-08
5880
꽃의 탈출기 댓글+ 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 0 06-08
5879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 0 06-08
5878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 0 06-08
5877
호접란 댓글+ 2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 0 06-08
5876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0 06-07
5875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6 0 06-07
5874
아귀 댓글+ 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 0 06-06
5873
물망초 댓글+ 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 0 06-06
587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 0 06-06
587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 0 06-05
5870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 0 06-05
5869
우중 산사 댓글+ 1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 0 06-05
5868
레몬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9 0 06-05
5867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 0 06-03
5866
가죽나무 댓글+ 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 0 06-02
5865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 0 06-02
5864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3 0 06-02
5863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 0 06-02
5862 유상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 0 06-02
5861
꽃비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 0 06-02
5860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 0 06-01
5859
들풀 댓글+ 4
느지막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 0 06-01
5858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 0 05-29
5857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 0 05-26
5856 어진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 0 05-26
5855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 0 05-31
5854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 0 05-31
5853
종달새 노래 댓글+ 1
어진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0 05-31
585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 0 05-31
585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 0 05-30
5850
비행운 댓글+ 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 0 05-30
5849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 0 05-30
5848
삽화를 보며 댓글+ 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0 05-29
584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0 05-29
5846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 0 05-29
5845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 0 05-28
584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0 05-26
5843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 0 05-26
5842 느지막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 0 05-26
5841
아네모네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 0 05-26
5840 보푸라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 0 05-25
5839
철둑에 서서 댓글+ 2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 0 05-25
583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2 0 05-25
5837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7 0 05-25
583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0 05-25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