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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상을 차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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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신수심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29회 작성일 19-09-10 10:04

본문

그대와 그대의 이름은
어떤 방법으로 조리해야 할까

설익은 기억은 프라이팬에 올려
탄내가 날 때쯤에 불을 끄고,
검게 탄 부분은 모두 감수해야 할 부분이니,
잘라내지 말도록 하자

혀를 얼얼하게 하는 향신료는 넣지 않도록.
끊임없이 코 끝에 남아 어딜 가도
그 향만 스며들어오는 자극적인 향취에
오랜 기간 시달렸으니.

이제는 떠올려도
미소만 흘러드는 맛으로만
그대와 그대의 이름,
나 자신에게 스며든 기억들을
요리하겠다고,

하지만 내 칼질이 서툴러
잘라내지 못한 부위로부터 올라오는
깊은 쓴맛에,
나는 또 자책하며
한 움큼의 소금을 뿌려낸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9-11 13:12:06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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