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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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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57회 작성일 19-09-17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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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맑아






그냥 궁금한 사람도 있고요

꼭 뚜껑을 열어 보고픈 사람이 있지요


나는 나를 믿지 않아요 더

순결히 나를 알지 못해요 매일

세수를 하지만

제 얼굴을 모르는 손 처럼


돌아 보면 가끔 발을 잊은 적 있어요

아니 더 은근히 눈을 잃은 적 많아요

불빛에 송두리 채 뛰어드는

불나방 처럼


푸른 숲 가득 요란하던 매미 소리

사라진 자리 서늘한 바람 무심히 두근 댈 때


낯설어도 낯익은 표정

실금 하나 없이 꼭 닫힌 뚜껑 같이

웃던 그 사람


눈을 감고 가만히 얼굴을 더듬어요

그 옛날 그 음성

손끝으로 젖어드는 따듯한 눈빛


햇살 맑아 무심히 고개 들어

오래전 나로 서있으니

희끗 희끗 멀어지는 뒷 모습


힘껏 움켜 쥐고 뚜껑을 확 열어 젖히 듯

뛰어가 와락 입술을 포개고 싶은


나는 나를 믿지 못해요 아니

더 반듯히 나를 알 수 없어요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9-19 13:59:12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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